與 원내대표 물밑경쟁…후보군 김학용·박대출·윤재옥·김태호·윤상현

친화력 김학용·전투력 박대출·친윤 윤재옥
선거의 달인 김태호·원내 사정 정통 윤상현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3.3.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신임 원내대표가 누가 될지에 쏠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좌우한 윤심(尹心)이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지부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원내에선 어떻게 판단하는지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게다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치열한 원내 협상의 적임자를 뽑는 선거이기도 하다.

10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4선의 김학용(경기 안성)·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과 3선의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박대출(경남 진주갑)·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등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학용·박대출 의원은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부쩍 늘리며 사실상 선거운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장, 환경노동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김무성 전 의원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는 등 정계에서 잔뼈가 굵다. 새누리당 시절 김기현 대표가 정책위의장직을 수행할 때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으로 호흡을 맞춘 적 있어 김 대표와도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계파를 넘는 친화력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친화력 하면 김학용"이라며 "도의원부터 (국회의원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지역이나 사람이 소중한 것을 아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과거 친이(친이명박)계였던 그가 친윤계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 그룹에는 옛 친이계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언론인 출신인 박 의원은 당내에서 "전투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선거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삭발을 감행한 적이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박 의원이 갖는 강성 이미지를 의원들이 선호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는 대선 캠프에서 유세본부장을 지내 윤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 가운데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사는 윤재옥 의원이다. 그는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아 윤 대통령 곁을 지켰다. 친윤 진영이 당 지도부를 장악한 상황에서 완전한 원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김태호 의원도 친화력이 뛰어난 대표적인 인사로 꼽힌다. 총 8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2018년 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것을 제외하고 7차례 당선돼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윤상현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 사무총장 등을 지냈으며, 국회 정보위‧외통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만큼 원내사정에도 정통하다는 게 당 안팎의 평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수도권 당대표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다만 누가 새 원내사령탑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역 의원만 투표권을 갖는 원내대표 선거는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9월 원내대표 선거에선 당초 추대란 말이 나올 정도로 주호영 원내대표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재선 이용호 의원에게 19표 차로 신승하기도 했다.

특히, 지역 안배 구도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인 김 대표가 당의 새 사령탑이 된 만큼 원내대표는 수도권 인사가 돼야 한다는 논리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당대표-원내대표 출신 지역 분포를 보면, 영남권에서 당대표를 하면 메이트가 되는 사람은 수도권으로 밸런스를 맞춰온 게 관례였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4~5월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 8일까지인데 5월 초중순까지가 임기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퇴진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이미 물밑 경쟁은 시작됐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대야 강경 메시지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선거전을 시작했다. 김학용 의원은 민주당이 정의당과 함께 대장동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이재명을 끊어내지 못하는 한, 정의당이 또다시 민주당과 야합하는 한, 국민의 분노가 칼날이 되어 선거 참패 수준이 아니라 정당의 존폐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대출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발의한 '대장동 특검법'을 '이재명 호위검사법'으로 규정하고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지명하겠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 놀랍다. 방탄 시리즈도 이것으로 막 내리는 '방탄종결판'이 될 듯하다"고 비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