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공급망 경쟁…"법안 빨리 통과돼야" 초조한 기재부

지난해 발의 이후 지지부진…경제재정소위 계류 중
기재부 "제정 늦어지면 경쟁력 약화" 연일 촉구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회원들이 지난 2021년 11월 '건설기계 요소수 폭등사태 정부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세종=뉴스1) 최현만 기자 =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경제안보를 위해 추진 중인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기본법)의 입법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공청회도 열리지 않은 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심사도 지지부진해 기재부가 연일 공급망 기본법 통과 필요성을 읍소하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전날 '공급망기본법 제정 필요성'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며 "빠른 속도로 공급망기본법을 제정해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미래 성장분야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외 각국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며 "공급망기본법 제정이 늦어질수록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우리나라의 시스템 완비가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의 공급망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외 주요 국가들은 공급망 확보를 위해 법령, 전담 조직 등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배터리·광물·의약품·방위·바이오 등 10대 분야 공급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공급망 TF는 백악관·국가경제위원회 주도로 상무·교통·농무부와 함께 공급망 교란에 대응하는 범정부 TF다.

유럽연합(EU)은 공급망 위기 시 수출제한, 기업 대상 위기품목 재고 등 정보요구를 가능토록 하는 단일시장 긴급조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공급망 모니터링·위험관리 체계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법 제정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희토류 관리 조례를 제정해 전략자원에 대한 정부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회에서 지난해 10월 발의돼 아직 국회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공급망기본법은 범정부적인 공급망 안정화 위원회를 설치하고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재부는 국제적인 공급망 강화 움직임에 발맞추고 공급망 문제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일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기재부는 공급망 기본법 발의 당시에도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우리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다만 오는 21일 예정된 공청회를 거치더라도 경제재정소위원회 의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의결,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경제재정소위원회에 공급망 기본법이 상정됐으나 공급망 안정화 위원회 위원장을 기재부 장관이 맡아도 되는지 등을 놓고 이견이 확인됐다.

또 공청회가 아직 열리지 않은 점이 고려돼 깊이 있는 논의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21년 11월 요소수 사태가 발생하면서 체계적 공급망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새 정부 국정과제에 공급망 기본법 제정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다소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15일 경제재정소위원회가 열리지만 공급망 기본법은 공청회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만큼 안건으로 논의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기재부 내부에서는 늦어도 4월까지는 소위 통과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새로 제정하는 법안인 만큼 논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소위에서 법안 논의에 시간을 할애해 늦어도 4월까지는 처리해주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