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온다…지역구 찾기 분주한 여야 비례의원들
20대 비례의원 생존률 6%…당내 경선부터 본선까지 험난
- 전민 기자,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전민 박기범 기자 = 22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47명의 현역 의원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현직 의원이면서도 자신의 지역구가 없는 만큼 지역구를 찾아야 하는 힘든 여정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마주할 운명은 만만치 않다. 기존에 터를 닦아온 당내 경쟁자와 당내 경선부터 치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상대당 후보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해야 두 번째 금배지를 달 수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52명(승계 포함) 가운데 21대 국회에 지역구 의원으로 재입성한 의원은 3명에 불과했다. 현재 여당에서는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문경)이 유일하다. 야당에서는 송옥주(경기 화성시갑), 정춘숙(경기 용인시병) 의원만이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국민의당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태규 의원의 경우 21대에도 비례대표로 재선했다.
여야를 합쳐 52명의 의원 중 3명 만이 지역구 재선에 성공해, 생존율은 약 6%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재선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대부분이 컷오프당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고, 재선에 성공한 임이자 의원을 비롯해 전희경(인천 동미추홀갑), 김현아(경기 고양정) 등 3명만 경선을 통과해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로 선거에 나설 수 있었다.
21대 국회 비례대표는 47명이다. 이 중 국민의힘 소속은 22명이다. 앞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19명이 당선됐지만, 이후 국민의당과 합당하면서 비례대표 수가 늘었다.
이들 중 현재까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에 자리를 튼 인사는 5명 정도다. 조수진 의원은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됐으며, 최근 조강특위 결과에 따라 전주혜 의원은 서울 강동갑, 윤창현 의원은 대전 동구, 정운천 의원은 전북 전주을, 노용호 의원은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반면 서울 마포갑에 신청했던 최승재 의원, 경기 용인병에 도전장을 낸 서정숙 의원은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 실패했다.
허은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서울 동대문을 지역위원장에 내정된 이후 최고위 의결만 남겨뒀으나 당시 당 지도부가 해체되면서 지역위원장에 임명되지 못했다. 동대문을은 검사 출신으로 친윤(親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경진 전 위원장이 최근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허 의원 사례는 현직 비례대표의 지역구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재 이들 외 한무경 의원이 대구 중남구 또는 경북 경산 등 TK(대구.경북) 지역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서도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 찾기 잰걸음에 나섰다. 먼저 전용기 의원은 경기 화성 동탄에 터를 잡았다. 이 지역은 화성을(이원욱 의원), 화성병(권칠승 의원) 지역의 인구 증가로 분구가 예상되는 곳이다.
최혜영 의원은 경기 안성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21대 총선에서는 이규민 전 의원이 당선됐으나, 의원직 상실 후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 의원인 지역이다. 현재 이 지역은 윤종군 전 경기도 정무수석이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광명시을에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같은당 양기대 의원의 지역구다.
김경만 의원은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서 기반을 닦고 있다. 다만 이 지역에는 천정배 전 의원,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 이남재 전 광주시 정무수석 등 다수의 경쟁자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의원은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우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동주 의원은 자영업자로 활동했던 인천 지역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경숙 의원은 현재 궐석이 된 전북 전주시을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권인숙 의원은 경기 용인, 유정주 의원은 경기 부천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일찌감치 차기 총선 준비에 나섰다. 배진교 의원은 인천 남동을, 장혜영 의원은 서울 마포을, 류호정 의원은 성남 분당 지역에서 출마를 노리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찾기는 총선 시계추가 빨라질수록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경우 당 지도부가 새롭게 구성되고 조강특위 등 조직 정비의 진행상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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