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내가 김정은-트럼프 하노이 회담 결렬에 영향'…보수 여전사 강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자신이야말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정치인임을 강조하기 위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에 자신이 영향을 미쳤다는 당시 이야기를 공유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2019년 3월 13일 뉴스1 보도내용을 소개했다.

뉴스1은 당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서울시청에서 열린 '명사초청 공직자 평화통일교육'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미국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에게 종전선언, 평화선언은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워싱턴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나 원내대표가)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며 문 특보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2019년 2월 27일~28일) 결렬에 영향을 미친 변수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목했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이 4년전 이야기를 꺼낸 건 최근 자신이 저출산 대책으로 '헝가리식 지원책'(출산 가정에 부채 탕감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좌파 포퓰리즘', '퍼주기 정책'이라는 일부 비판을 받아치려는 의도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열심히 해보려고 이런저런 구상을 말했다. 그 중 하나가 많은 분들께 물어보니 주택(문제)가 제일 힘들다고 해서 헝가리에 비슷한 제도가 있다고 했다. 이는 옛날 홍준표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와서 얘기한 제도"라며 "이거 가지고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냐"고 자신의 정체성은 '좌파 포퓰리즘'과 거리가 멀다고 항변한 바 있다.

최근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윤석열 정부 정책방향과 다르다"며 공개 지적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나 전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과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도 그럴 의도가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보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당 안팎의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에 대해선 "아직 결정 안했다. 고민을 더 해 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