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서병수·'윤심' 김영선…與 국회부의장 치열한 경선 구도로

서병수, '비윤' 약점이면서 당 화합 상징…김영선 '여성' 강점 속 친윤 지지
5선 정우택 부의장 도전 공식화…최고령 4선 홍문표, 5선 틈 속 도전 준비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 꼽히는 서병수 의원(왼쪽)과 김영선 의원

(서울=뉴스1) 박기범 조소영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후임 국회부의장 자리를 놓고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과 김영선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5선 정우택 의원도 출마를 선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당내 경선의 핵심 변수로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떠오르고 있다. 윤심을 기반으로 당 주류로 떠오른 친윤(친윤석열)계의 움직임에 따라 국회부의장 선출에 대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여 윤심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여당 몫의 차기 국회부의장 자리를 두고 서병수(70)·김영선(62)·정우택(69) 등 당내 최다선 의원들이 경쟁 중이다. 통상 국회의장단 선출은 선수와 연장자를 기준으로 하는 게 관례이고 이에 따라 추대하는 경우 또한 적잖았으나 이번에는 당내 최다선 의원들이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다른 5선 의원인 정진석 의원은 현재 부의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주호영 의원은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당권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후보군 중 가장 먼저 부의장 도전을 공식화 한 서병수 의원은 현역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소통을 이어가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다선 의원 중 가장 연장자인 서 의원은 전반기 부의장직을 정진석 의원에게 양보한 바 있어 유력한 후반기 부의장 후보로 꼽힌다.

김영선 의원은 여성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현재까지 보수정당 소속의 여성 부의장은 없었다. 김 의원이 부의장이 된다면 그 자체로 당 개혁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상희, 김영주 의원이 부의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지난 18대 이후 지난 6·1보궐선거로 국회에 복귀해 공백이 길었던 점, 지역구를 경기도 고양에서 경남 창원으로 옮겨 지역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이유로 부의장 도전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최근 경선 도전을 결심하고 본격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당이 친윤계를 중심으로 정비되는 상황에서 '윤심'의 향방도 주목된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윤심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서 의원은 '비윤'(비윤석열), 김 의원은 '친윤'으로 분류된다.

서 의원은 지난 8월까지 당 전국위원회 의장직을 수행하다 당이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 전국위 소집을 요구하자 '소신'을 이유로 사퇴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정진석 비대위 출범을 추진하던 시점에 이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친윤계와 갈등을 겪던 이준석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비윤 갈등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서 의원이 부의장이 될 경우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이용호 의원이 선전하면서 친윤계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감지된 것 역시 서 의원에게 나쁘지 않은 구도란 평가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이 부의장 출마 결심을 한 결정적 배경에는 '윤심'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최근 당권을 잡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김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홍을 수습하고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이 정비되는 과정에서 친윤 인사라는 점은 김 의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여성 부의장 선출'이 당의 개혁적 모습을 일면 상징해, 총선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친윤계가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묵을 지키던 정우택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의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정 의원은 서병수·김영선 의원에 대해 "모두 다 훌륭한 분들이다. 풍부한 의회 경험이라든지 정무적 감각을 가진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김 의원에 대해 "8년 만에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들어와 공백 기간이 길어서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고, 서 의원에 대해서는 "제가 한 6년 먼저 의정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경쟁자들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일각에서는 4선 홍문표 의원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 의원은 선수는 다른 의원들보다 부족하지만 75세로 가장 나이가 많다.

각 후보들이 모두 국회부의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부의장은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당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의원총회를 열고 부의장 후보를 선출한다. 당이 부의장 후보를 정하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부의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이번 부의장 임기는 21대 국회가 끝나는 2024년 5월까지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