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2012년 대선 후 文대통령에게 삐졌다…이젠 눈빛보면 알아"
19대 대선 경선 당시 일화 공개…"대통령이 세 번 전화해"
"서울시장직, 대선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건 옳지 않아"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사실 저는 원조 친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과거 일화를 공개했다.
박 전 장관은 30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된 '월말 김어준' 코너 인터뷰에서 과거 비문(非文)으로 분류됐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경쟁자였던 안희정 후보의 의원멘토 단장을 맡으면서 비문으로 분류됐으나, 2017년 4월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한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2012년에는 제가 대통령을 모시고 다녔다"며 "2012년 대선 끝나고 나서 해단식 할 때도 제가 펑펑 울었다. 근데 마지막에 약간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제가 그 때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집착하고 있을 때였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라며 "그런 의견을 안 들어줬다. 그래서 삐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의에 오라 그러면 잘 안 갔다"며 "속마음은 (문 대통령이) '박영선 왜 안왔냐, 좀 와라'고 할 줄 알았는데 찾지도 않았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2017년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이 2017년 4월 제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았다. 하루 지나 또 전화가 왔는데 또 안 받았다"며 "그때 양비(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가 나타나서 '세 번째 전화가 갈 거니 받으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문 대통령과) 만났다. 만나서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사람을 앉혀놓고 3시간 동안 그간 섭섭한 이야기를 했다"며 "딱 이 말씀만 하시더라. '얘기 다 했습니까. 그럼 내일부터 저하고 항상 같이 다닙시다'"라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마음 속으로는 굉장히 애정을 갖고 있는데 그 애정이 눈빛으로만 나타나시고 말씀으로는 잘 안 하신다"며 "저는 문 대통령의 눈빛을 보면 (이제는) 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당시) 특유의 차분함으로 장관들에게 지시를 했다"며 "항상 평상심을 유지하는 건 보통 내공으로 힘든데, 역대 어떤 대통령도 저런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국정을 끌고 가는 분은 없다"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장직을 대선의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는 "세상의 모든 것은 지리로 시작한다"며 "지리학 전공자로서 도시에 대한 관심과 탐구가 나의 강점이자 서울시장의 조건"이라고 했다.
이밖에 박 전 장관은 코로나19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보편적·선별적 지원은 경우에 따라 시행해야 하며 정치적 공방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가 최종적 종착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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