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치고받은 민주 경선…文, 安·李 포용 당내통합 이룰까

경선서 남은 갈등·반목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선출대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2017.4.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후보가 3일 최종 선출됐지만 경선을 치르며 불거진 후보간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번 대선은 지난 18대 대선과는 달리 최대 5자구도, 즉 다자구도로 치러질 수 있어 지지기반의 세 규합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파열음이 해소되지 않거나 자칫 당내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질 경우 지지층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안희정·이재명 후보가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탈당할 가능성은 없는 만큼 당내 통합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예단을 이르다는 지적이다.

경선을 치르면서 세 후보의 지지층간 싸움은 이전투구로 불릴 만큼 격렬했다.

이는 세 후보 모두 강력한 본선 경쟁력을 갖추는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때 세 후보 지지율의 합이 60%를 넘나드는 등 민주당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래서 예선인 당내 경선이 본선처럼 치열하게 치러졌다.

민주당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한 듯 시작부터 '원팀'이라고 외쳤지만 경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 중에서도 문 후보와 안 후보간 네거티브 설전은 후폭풍이 거셌다.

네거티브 책임론을 놓고 문 후보와 설전을 벌인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격한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으며 문 후보 캠프측 인사들은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경선 내내 문 후보를 엄호하러 나왔냐는 비판을 받은 최성 후보는 합동토론회에서 인신공격을 하기도 해 안 후보와 이 후보측 지지자 모두에게 공분을 샀다.

문 후보와 이 후보도 합동토론회 마다 '친재벌', '말바꾸기' 등 격렬한 말 다툼을 벌였고 이 때문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호남 경선이 끝나고서는 이 후보 지지모임인 '손가락혁명군'쪽에서 "사기 경선이다. 문재인 사퇴하라"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앙금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순회경선 마지막 날인 이날도 지지자들간 갈등의 골은 여전한 상황이다.

다툼은 문 후보의 지지자가 본인의 SNS에 타 후보를 지지한 기초의원을 다음 지방선거 때 응징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는데 이를 놓고 SNS 상에서 입에 담지 못할 인신 공격이 오갔다.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총력을 모아야 하지만 지지자간 반목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갈등과 반목, 불신은 문 후보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이날 수락연설에서 "어느 캠프에 있었든 누구를 지지했든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며 당내 통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지난 2012년 경선을 생각하면 이번에 벌어졌던 일은 애무 양호한 수준"이라며 "조만간 경선에 출마했던 후보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고 당내 화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anghw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