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재수생' 文, 잘 꿴 '호남 첫단추'가 승리 이끌었다

[민주 수도권경선] 경선 승리 배경은
대세론 효과·막강 조직력 역할 '톡톡'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17.4.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결정지었다.

문 후보는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선출대회에서 발표된 최종 득표 합산결과 93만6419표(57%)를 얻어 안희정·이재명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문 후보는 애초 예상과 같이 과반 득표를 기록하며 이변없이 승리를 따냈고, 원내 정당 가운데는 4번째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선 문 후보의 '경선 압승'에는 민주당 첫 경선지역인 호남권에서의 승리가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호남권역 순회투표에서 60.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권은 이번 경선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 지역이었다.

문 후보는 과반이 훌쩍 넘는 득표율을 올리며 '호남홀대론', '반문정서' 등 그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켰고, 이는 경선 4연승을 달성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

1위에게 표심이 집중되는 '밴드웨건' 효과가 문 후보에게 이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문 후보는 경선 이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구가해온 데다, 첫 경선지역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져 '될 사람을 찍자'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얘기다.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에도 문 후보는 첫 경선 지역인 호남에서 압승했다. 이를 계기로 대세론을 올라타면서 손쉽게 경선 승리를 따냈다. 당시 문 후보는 전북과 광주·전남 지역 경선에서 승리하며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올랐다.

아울러 인지도 면에서도 대권 재수생인 문 후보가 다른 후보보다 심리적 거리에서 가까워 많은 표심을 이끌어내는 데 수월했고, 특히 젊은층에 잘 널리 알려진 점이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또 문 후보의 승리에는 그가 다져온 탄탄한 조직이 크게 기여했다는 관측이다. 조직력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에서 문 후보는 다른 후보를 압도해왔다.

첫 순회경선 지역인 호남권에서 권리당원이 참여하는 투표소 투표와 대의원 투표에서 각각 8167표(65.2%), 1046표(75%)를 기록하며 다른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안희정 후보의 안방으로 불리는 충청권 경선에서도 투표소 투표와 대의원 투표에서 49.1%와 53.7%를 기록하며 안 후보를 따돌렸고, 자신의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각각 70.2%, 82.4% 등 더 큰 격차를 벌렸다.

'선거는 사실상 조직'이라는 오랜 정치권의 법칙이 다시 확인된 경선이었다는 얘기다.

많은 수의 지역위원장들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최대 외곽 조직인 더불어포럼을 비롯해 조직화된 그룹들이 문 후보의 뒤를 든든히 받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ARS 선거인단의 경우 자발적 참여자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막강한 조직력도 문 후보에 대한 적극 투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park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