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선날 개헌 국민투표…文 "민심과 따로 놀아"(종합2보)

대선과 함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국민투표 합의
문재인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

(서울=뉴스1) 조소영 박응진 양은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교섭단체 3당이 15일 다음 주 초까지 단일 헌법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주승용·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소속 3당 간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통해 이렇게 결정했다.

이들 3당은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헌안을 이르면 이번 주 중 발의,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5월 초 대통령선거와 함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뜻을 모았다.

국민의당 소속 개헌특위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선과 동시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이달 중으로 개헌안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6년 단임 대통령제냐, 4년 중임 대통령제냐 의견이 갈렸는데, 4년 중임 대통령제로 의견이 거의 모였다"고 전했다.

3당의 단일 개헌안 마련에는 민주당 내 개헌파 의원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개헌안 초안의 자구 수정을 거쳐 법제처로 보낸 뒤 이번 주말까지 법률 자문을 받기로 했다. 이어 각 당 의원들에게 최종 개헌안을 회람, 20일쯤 각 당의 의원총회를 열어 단일 개헌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다음 주중 개헌안 발의 요건인 150명 이상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다음 주 후반부에는 개헌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도 개헌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부칙 조항에 '개헌을 대선 이후 1년 내에 한다'는 것을 넣자는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개헌안이 대선 때 같이 (국민투표가) 붙여지면 좋고, 만약 안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은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했으니 그런 내용까지 포함·병행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3당이 마련중인 개헌안에는 '이번 대선과 함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하되, 안 되면 1년 안에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부칙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3당 내에서는 대선과 함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개인 의견을 전제로 "(대선가지) 56일 남았는데 대선 전에 가능할까, 저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국회에서 확정된 개헌안을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해서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대로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로 확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일"이라며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원내1당을 빼고서 자기들끼리 개헌한다고 모이면 개헌이 되나"라며 "작은 법 하나도 4당 합의 안 되면 안 되는 국회에서 3당 합의로 개헌 같은 큰 일을 하겠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선 때 개헌하면 그 내용이 이번 대선에 적용 안 된다. 개헌 실익이 없다"며 "이번 대선에 분열적 개헌을 하는 것보다 이번 대선에 어차피 적용 안되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4당 합의로 하는 게 개헌으로 인한 국론분열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은 국민들의 것이다. 국민들의 참여 속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폭넓게 수렴돼 결정돼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무슨 권한으로, 정치인들 마음대로 내각제, 이원집정부제, 결정하나"라고 반발했다.

문 전 대표는 "제가 오래 전부터 주장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데 많은 국민들이 그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권은 국민들 민심하고는 전혀 따로 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치권 일각의 개헌 논의들은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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