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국민 통합] 손학규, 대선行 티켓 위한 마지막 '승부수'

70세 고령에 3번째 당적, 사실상 대권 마지막 기회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국민주권개혁회의의 통합을 전격 선언하고 있다. 2017.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7일 국민의당과의 통합 선언으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손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통합은 개혁세력 총결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개혁공동정부의 수립에 찬동하는 모든 개혁세력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손 의장은 지난 해 10월20일에도 정계복귀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에도 손 의장이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워 국민의당과 함께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권을 노리는 손 의장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있는 민주당에서 꿈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정계복귀 시점부터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하기까지 110일이 소요된 데에는 통합을 위한 명분 쌓기와 세규합에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주권개혁회의 회원은 11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18만명인 국민의당 당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또한 개헌과 개혁을 기치로 내걸어 정체성이 비슷한 국민의당으로의 통합 명분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경기지사 시절 일자리 창출과 민주당 대표 시절 협동조합기본법 처리 등 자신의 업적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취약 지지층인 청년층을 만나는데 주력했다.

통합을 선언한 7일부터 사흘 간 호남을 찾아 지역기반을 닦는 것도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필승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손 의장은 전날(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경선에 기꺼이 참여해 승리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70세의 고령인데다 3번째 당적을 갖는다는 점 등이 부담이다. 대권을 최종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는 손 의장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손 의장은 2·3월 정치권 빅뱅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시 민주당 분열 등 '기대섞인 예고'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1993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손 의장은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중대 결단을 해왔다.

대권을 노리던 손 의장은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17대 대선 경선에서는 현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과 붙어 고배를 마셔야했다.

2012년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다시 대권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는 현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상대로 경선에서 밀려 18대 대선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어 2014년 7월 보궐선거에서 험지인 경기 수원병(팔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 전남 강진 '토굴'에서 2년2개월여의 칩거에 들어갔다.

대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3번째 경선을 앞둔 손 의장의 승부수가 먹힐지 관심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손 의장이 당장 대권보다는 향후 개헌 뒤 총리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한편, 손 의장을 따라 민주당을 탈당했던 '의리파' 이찬열(3선·경기 수원갑) 의원은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최종 통합에 이르면 함께 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손 의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도 거취를 함께 한 바 있다.

pej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