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도로 박근혜당' 되나…주자들 줄줄이 태극기집회 참석
김문수·이인제 이어 원유철도 참석 의사 표명, 보수세력 세 결집 시도 해석
- 류정민 기자, 곽선미 기자, 이정호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곽선미 기자 이정호 기자 = 새누리당 당내 대권 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속속 참석하면서 보수 세력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 이어 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 당내 친박(親박근혜)계 인사에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리며 인적 쇄신을 앞세웠던 그간의 행보와는 반대로 '도로 박근혜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태극기 집회 참석 여부에 대해 "기회가 되면 계속 참석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당명 개정을 전후한 시점에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4일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박사모(이하 박사모)'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과 청계광장 등에서 주최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다. 참가자와 주최 측은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 탄핵 반대'와 '특검 해체'등을 주장했다.
'태극기 집회 참석이 새누리당이 반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한미 동맹 강화와 국방, 안보 강화를 위해 리더십 세워서 제대로 극복하자고 하는 태극기 집회가 대단히 감동적이고 애국적 집회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안 원유철 의원도 향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의원은 "국민들이 자신과 생각이 같은 곳에, 주장을 펼치고 싶은 곳에 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기회가 되면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의 경우 전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의 혼란을 막지 못한 죄책감으로 일찍 참석하지 못했었는데, (참석하고 보니) 태극기 물결은 애국이고 조국의 미래를 향한 열정"이라며 지난 4일 집회에 참석했던 소회를 전했다.
이 밖에 윤상현, 김진태, 조원진 등 대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등 대선 주자를 포함한 새누리당 내 친박 성향 인사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새누리당 인사들의 태극기 집회 대거 참석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세력의 세 결집을 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당 내에서는 태극기 집회와 관련한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않은 채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실제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번 탄핵 사태와 관련해 패권주의 청산을 위해 친박 인사들을 향해 당을 떠나라고 압박하면서도 정작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유보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인적 쇄신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이어졌지만 당원들의 여론을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 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여했다"고만 설명할 뿐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은 현재 웃는 표정의 로고 대신 태극 문양을 형성화한 새 로고 채택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의 태극기 집회 참여를 '국론분열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국회가 탄핵 소추를 의결한 것은 국민 민심을 제도권 안으로 받아들여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헌법적인 판단을 받겠다는 의미"라며 "태극기 집회에 새누리당이 참여해서 연설하는 것은 국론을 또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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