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가는 '탄핵 찬반명단'…與, SNS 공개 표창원 고소

개인정보보호법·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SNS에 탄핵반대 명단을 공개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16.12.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곽선미 서송희 기자 = 새누리당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표 의원이 자의적으로 탄핵 찬반 여당 의원을 분류해 작성한 명단을 SNS 등에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표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당 관계자가 4일 밝혔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화 폭주, 문자 폭주로 도저히 일상적인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제 명의로 고소장을 작성해 지난 2일 서울지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들의 휴대전화번호를 인터넷에 몰래 유출한 사람(성명불상자) 역시 같은 혐의로 수사할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

표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00명 전체 국회의원들을 △탄핵 반대 △탄핵 눈치보기/주저 △탄핵 찬성 등으로 자체 분류한 명단을 올렸다. 대부분 새누리당 의원들은 탄핵 반대와 탄핵 주저쪽에 이름이 올랐다.

이와 맞물려 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전화번호가 SNS를 타고 유포되면서 탄핵 반대와 주저 의원들에게 항의전화와 문자메시지가 폭주했다.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여러 의원을 한꺼번에 초청해 항의하는 이른바 '카톡 감옥'으로의 소환도 빗발쳤다.

이에 탄핵안에 찬성을 표명해온 몇몇 비주류 의원들은 "왜 내가 탄핵 반대/주저"로 분류됐냐며 표 의원에 직접 연락해 입장 변경을 요청하는가 하면 친박계들은 "무슨 권한으로 다른 의원들을 평가하는가"라며 맹비난을 쏟아붓기에 이르렀다.

새누리당은 급격한 반발에 부딪힐 게 뻔한 데도 표 의원이 무리수를 둔 것은 흔들리고 있는 비주류와 초·재선 의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해 찬성으로 마음을 돌리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또 새누리당은 표 의원과 연락처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세력이 공모했을 가능성도 제기하는 중이다.

박 사무총장은 "야당 내에서 전략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온라인에 공개적으로 올려 어떻게 이렇게 (의원들을) 욕 보일 수 있나"라며 "혹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표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떤 의원들은 국민의 탄핵 요구 문자나 전화를 '정치적 테러'라고 하더라. 전화번호를 유출한 사람도 처벌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르다. 공인인 국회의원의 전화번호는 '별도의 사적 전화'가 아닌 명함 등으로 적극 공개한다. 그걸 다른 사람이 공개했다고 개인정보 보호 위반이라고 하면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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