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도 미르·K스포츠재단 집중 질타…'갈취''靑배후설' 공방

이진복 "자료제출 기피하면 불이익 받을 것" 경고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16.10.5/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진성훈 조소영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5일 국무총리비서실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논란에 대해 집중 질타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규제개혁, 청년실업률, 지진 문제 등을 도마 위에 올릴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 국감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을 상대로 앞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사표 수리 및 관계자들의 자동퇴직 문제,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정경유착 논란 등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전반적 사안에 대해 따져물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실장을 향해 이 전 감찰관의 사표 수리 이후, 특별감찰관보와 6명의 감찰담당관들을 향한 퇴직 통보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이 전 감찰관은 임기만료로 퇴임한 게 아니라, 사고로 직무수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던 만큼 법에 따라 특별감찰관보가 당연퇴직이 아닌 직무대행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실장은 박 의원의 질의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박 의원이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의 (퇴직 통보) 해석에 대해 법제처에 해석을 의뢰할 용의가 있느냐"고 재차 묻자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 실장은 박 의원이 "총리와 상의해서라도 (해석 의뢰를) 내고, 잘못 해석했다는 결론이 나면 인사혁신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한 데에도 "어떤 형태로 물어야할지 모르겠지만, 전제를 놓고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문제를 제기했다. 심 의원은 "불법대선자금 사건 이후에 노골적 강제모금이 사라졌는데, 십수년 지난 2016년 울트라 버전으로 부활된 게 바로 미르·K스포츠재단"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 100대 과제 중 41번에 '기업형 조폭 및 중소상공인 갈취사범 근절'이 있는데, 중소상공인 갈취는 정상화 대상이고, 대기업은 괜찮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대기업들이 문화육성 등 여러 가지 취지에 공감해서 한 걸로 알고 있다"며 "그걸 갈취라고 표현한 것은 굉장히 과한 표현"이라고 맞받아쳤다.

심 의원은 이외에도 전경련에 대해 "정경유착의 통로로 전락하고 권력의 심부름 단체로 전락한 전경련의 해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전경련 같은 낡은 정경유착 기관에 공공기관이 들어가있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면서 이 실장에게 17개 공공기관의 전경련 탈퇴를 주문키도 했다.

이 실장은 이에 대해 "우선 전경련 탈퇴는 각 공공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며 "전경련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서 긍정적 기능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을 다 감안해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학영 더민주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의 당사자들로 지목된 안종범 청와대 수석과 최순실씨를 언급하면서 이 실장을 압박했다. 이 실장은 이 의원이 "안 수석이 지휘했고 배후에 최씨가 개입했다는 보도가 잘못됐느냐"고 묻자 "그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두 재단이 설립 과정에서 가짜 회의록 등을 제출한 점을 들며 취소요건에 해당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면서 "최근 전경련이 문제가 확산되니까 재단을 해체하고 (통합)신설하겠다고 했는데, 전경련은 통합할 권한도 없다"며 "국민들이 보기에는 증거를 인멸하려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가짜 회의록을 비롯해 두 재단이 하루 만에 설립이 허가된 부분 등을 지적하면서 허가에 관여한 관계자에 대한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감찰실의 감찰을 주문했다. 그러자 이 실장은 "의혹만 있다고 해서 하기 보다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 이진복 위원장은 이날 본격적인 국감에 앞서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가 잇따르자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이 이렇게 자료를 잘 주지 않는다는 얘기는 오늘 처음 듣는 듯하다"며 "개인정보, 기업정보, 국가기밀을 요구하는 정보는 의원들에게 드리기 어렵겠지만, 열람이라는 제도도 있으니 열람을 통해 충족시킬 수 있는지 보고, 의원들 요구사항을 들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각 부처가 자료를 낼 수 있는데도 제출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며 "그 불이익이 무엇인지, 여러분이 혹시 나중에 받을지 모르겠지만, 좋지 못할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한다.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고, 의원들이 자료제출 해달라는 걸 기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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