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 무슨 일? 이정현 돌연 '국감복귀', 의총은 거부(종합)

與 국감 보이콧 유지…단식 투쟁 추가 동참하기로
오락가락 행보, 국회 정상화 첩첩산중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촉구 규탄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6.9.28/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김영신 김정률 이정우 기자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국정감사 복귀'를 전격 선언했으나, 당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방침을 거부했다.

또한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수 의원들이 오히려 현재까지는 이 대표가 혼자 진행 중인 단식투쟁에 추가로 동참하기로 했다.

향후 계획을 두고 당대표와 원내대표 '투톱' 간 사전 조율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대표가 공개적으로 요청한 방침을 의원들이 거부했다는 등의 자중지란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국회 정상화는 더욱 난망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 당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제가 끝까지 남아서 정세균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의원들은 내일부터 국감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내에서 제기되는 투쟁과 국감 참여 투트랙 요구를 일축해왔다. 또한 결의대회 직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투쟁 단일대오에서 어긋나는 의원들을 향해 "무소속 정치를 하라"는 원색적 비판까지 한 마당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결의대회 연설 중 이렇게 갑작스럽게 국감 복귀를 선언하면서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여러 의원들은 "전혀 논의된 일이 아니다"면서 긴급 의원총회에 돌입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투쟁과 국감 병행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결론은 '보이콧 유지'로 났다. 오히려 단식 투쟁에 의원들이 추가로 동참하기로 하는 등 강경기조가 더욱 단단해졌다.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의총에서 "국감 복귀 여부를 결정하려면 의총에서 먼저 총의를 모았어야지 당대표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투쟁을 하겠다고 다 모인 마당에 국감에 복귀하라는 것은 타이밍상 맞지 않는다"고 말해 다수 의원들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감 복귀는 해야한다"는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타이밍이다. 이 대표가 당내에서 의논을 좀 해야지 모든 정치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인데 오늘은 (타이밍이) 아니다. 이 대표가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의총에서 대부분 의원들이 당대표가 단식을 하는 마당에 당대표를 사지(死地)에 두고 국감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요청을 '굴복'이라고 조롱하는 상황에서 국감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의원총회는 당을 '정세균 사퇴관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유지하면서 정 원내대표와 조원진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단식에 돌아가면서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후 "이 대표의 국감 복귀 결정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그 충정과 당대표로서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국감에 복귀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의 '오락가락' 균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투쟁을 이어간다 하더라도 그 명분과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물론 당 지도부는 강경투쟁을 이어가는 것은 이 대표의 방침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세균 의장에 대한 분노의 표시라는 취지로 이런 지적에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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