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단일화 변수 여전…'수도권' 논의 주목
'새누리당 독주 저지·전국정당 발돋움' 공감대로 단일화 카드 살아있어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일부 지역 진전 있지만 전체적 협상은 '지지부진'
내달 4일 투표용지 인쇄…일부 지역 더 빨라 '단일화 급물살' 가능성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31일 20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 맹주'를 놓고 불꽃 경쟁을 벌이면서도 '야권연대(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다.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생겨난 양당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유일무이한 호남의 적자'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부채의식과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 '수도권 단일화'에 대한 움직임도 여전하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우, 상당수 격전지가 500~1000표 사이에서 승부가 판가름 나는 만큼 야권 성향의 표가 분산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양당은 수도권에서만이라도 단일화를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김종인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국민의당을 향해 야권통합을 제안한 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이를 단호히 거절하면서 사실상 야권통합은 물론 야권연대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미 '당대당 연대'는 이뤄지기 어려운 모양새가 됐고, 일부 지역구 차원의 단일화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재야 원로 등 바깥에서의 단일화 압박 및 지역구별 사정에 따른 후보들 간 자체적 단일화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내달 4일이 투표용지 인쇄일인 데다 일부 지역에선 이보다 빨리 인쇄기가 돌아갈 것으로 알려져 지역에 따라 야권 후보 단일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더민주와 정의당 간에는 그나마 인천서 연수을, 부평을, 중동강화옹진 등 전체 13개 선거구에서 단일화 협상에 성공했고, 경남 창원성산에서도 허성무 더민주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간 노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하는 등 성과가 있다. 양당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 또한 단일화를 추진할 태세다.
다만 이 협상도 중구난방이다. 연대가 잘 이뤄지는 곳이 있는 반면 '완주 으름장'을 놓는 곳도 없지 않다. 대표적으로 심 대표의 지역구에 나선 박준 더민주 후보는 완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민주와 국민의당도 진전이 없는 건 아니다. 경기 안양동안을서 국민의당 공천을 받은 박광진 예비후보가 후보 등록을 포기한 뒤 이정국 더민주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고, 강원 춘천에서는 허영 더민주 후보와 이용범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여론조사에 따라 허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대전 대덕에서도 박영순 더민주 후보와 김창수 국민의당 후보 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안양동안을과 같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단일화를 하거나 사전에 당과 협의하지 않는 단일화에 대해선 엄중조치하겠다는 입장이라 사실상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간 상태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수도권 연대'에 있어서도 현재까지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서울 종로에 나선 정세균 더민주 후보는 박태순(국민의당), 윤공규(정의당), 김한울(노동당), 하승수(녹색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호준 국민의당 후보(중구성동구을)와 이지수 더민주 후보는 정 후보의 제안에 이 후보도 화답하긴 했지만, 이후 진행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외에 수원정에선 박광온 더민주 후보가 김명수(국민의당), 박원석(정의당), 강새별(민중연합당) 후보 등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더민주와 정의당 간 합의가 지지부진하면서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강서병과 동작을, 평택갑은 협상이 진행되다 국민의당이 당 차원의 반대를 내세우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군포갑·을에선 더민주 후보들이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국민의당 후보 등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강동갑, 관악을, 구로갑에선 더민주가 국민의당 등에 연대를 제안해놓은 상태다.
한편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더민주는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곳이 적잖은 상황 속에서 단일화에 나서는 이들에게 징계나 제명과 같은 으름장을 놓는 걸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민주에선 "안 대표의 개인 욕망(대선) 때문에 국민적 여망을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반면 안 대표는 전날(30일) 당 수도권 후보 출정식에서 "우리가 승리하면 적당히 2등에 안주하는 거대 양당을 대체하는 대안정당으로 우뚝 자리잡게 된다"며 '3당 체제'가 정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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