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의화 의장 "2023년부터 발효하는 개헌 논의할 것"

"19대 대통령 임기 적용 개헌은 여야 이해 관계로 결론 못내"
남북 국회회담 "제헌절까지 정부 협의 끝낼 것…'카운터파트너' 김영남·최태복"
"문창극 임명동의안 직권상정 없다…노멀 프로세스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은 광주정신"

(서울=뉴스1) 이영섭 편집인 김유대 기자 = 정의화 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6.17/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figure>정의화 국회의장은 차차기 대통령 선거인 20대 대통령 임기(2023년)부터 적용이 가능한 개헌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17일 국회의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개헌을 통해 바뀐 권력 구조가 20대 대통령 때부터 적용이 되도록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박근혜 정부 다음인 19대 대통령 임기부터 바뀐 권력구조를 적용하면 여야와 개개인의 유불리 등 이해 관계에 따라 결론을 낼 수 없다"면서 "사회 변화에 따른 개헌은 쉽게 결론이 날 수 있지만, 권력구조 변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재오 새누리당,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을 중심으로 분권형 대통령제 등 개헌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이어지고 있다.

정 의장은 이같은 권력구조 개편 요구와 관련해 "국회의장 개인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들어보면 중임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 취임 공약으로 내세운 남북 국회회담에 대해서도 강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다음달 17일 제헌절까지 국회의원들의 의견 수렴과 정부와의 의견 조율을 끝내고, 임기 내에 남북 국회회담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남북 국회화담의 카운터 파트너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꼽았다. 남북 국회회담과 관련해 오는 25일 국회 사랑재에서 진보와 보수 인사가 참석하는 세미나 개최 계획도 밝혔다.

정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도 남북 국회회담에 긍정적"이라며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선언이 세월호 참사 이후 묻힌 경향이 있는데 이를 다시 내세우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선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합리적 보수와 진보 인사를 초청해 관련 세미나를 국회 사랑재에서 개최하겠다"면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도 만나 남북 국회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최태복 의장에게도 남북 국회회담에 관한 편지를 보내겠다"고 강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br><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figure>정 의장은 여야 정국의 핵으로 떠오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선 국회의장으로서 중립을 유지하며 법적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직권상정은 내 사전에 없다"며 정상 절차로 임명동의안 처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의장은 황찬현 감사원장의 임명동의안 처리 때와 같이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여당 단독으로 본회에 상정될 가능성에 대해 "직권상정은 국가 위기 상황이거나 한미 FTA 협정 같은 국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쳐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경우에만 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직권상정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노멀 프로세스(정상적인 절차)로 가야하고, 인사청문회는 그대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의장으로서 중립적 위치에서 국민이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 고조에도 불구하고 원구성 협상 지연 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겠다"면서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내며 소수당을 포함해 서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회선진화법 보완 방안으로 취임과 함께 밝힌 원로협의체를 통한 여야 교착 상태 해소와 함께 "생존해 있는 전임 국회의장 10분을 모셔서 얘기를 듣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며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가 배의 평형수처럼 나라의 중요한 일을 중심을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막말과 몸싸움 등 격조 없는 행동은 못하도록 불문율을 만들겠다"고 국회 관행 개선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취임 이후 첫 지방 방문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을 약속한 정 의장은 "북한과 일본에 대한 결의문 같은 경우에는 상징적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회가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결의문으로 채택했으면 이를 달성하는 것이 국회의장의 당연한 책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 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관련한 세미나 개최 계획도 밝히며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은 대한민국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광주정신"이라며 "민주화와 인권의 도시, 평화를 사랑하는 광주정신으로 남남 갈등을 해소하고, 나아가 통일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 강화와 관련해선 "시정연설과 예산안 제안 설명 때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나오기로 했다"면서 "남북 국회회담 문제가 마무리되면 언제든지 박 대통령과 만나겠다"고 했다.

정 의장은 국회 사무처와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개혁 작업에도 조만간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입법고시 출신들이 1~3년씩 거쳐가는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일반 국회 사무처와의 '칸막이'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정 의장은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에 근무하는 입법고시 출신들이 1~3년이 지나 보직이 생기면 다시 사무처로 넘어온다"면서 "이 벽을 높게 쌓아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의 전문성을 키우겠다"고 했다.

정 의장은 국회 사무처에 대해서도 "업무 연관성에 따라 크게 4개 그룹으로 나눠 그 안에서 순환 근무를 실시토록 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br>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