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당원들과 '돗자리 미팅'..."저부터 혁신하겠다"(종합)

"내가 친박 1번…정당 민주주의 실현할 것"
"문창극 해명 부족, 청문회 전 적극 해명해 가부 정해야"
"백성은 물, 정권은 돛단배...물이 성내면 배가 뒤집어지듯 민심 따라야"

(고양=뉴스1) 김영신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호수교 밑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전국 방방곳곳을 순회하는 타운홀 미팅을 시작하며 당심과 민심 잡기에 나섰다.2014.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figure>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무성 의원은 17일 경기도 일산에서 전국 순회 첫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표심잡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고양시 장항동 일산호수공원에서 '김무성의 미래路(로) 현장투어-돗자리 공감마당'을 열고 당원·시민들과 만났다.

김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고비용·줄세우기 선거', '세과시' 등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같은 형식의 간담회를 택했다.

김 의원은 "저부터 변화하고 혁신하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전당대회에 임하게 됐다"면서 "비용은 들지 않으면서도 국민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이벤트를 해보고자 나쁜 머리를 짜내서 이런 방법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고 인사했다.

김 의원은 당원·지지자들에게 △공천권 개혁을 통한 정당 민주주의 실현 △여야 타협·양보 정치 등을 강하게 역설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저도 정치를 시작한지 30년이 된 구태 정치인이자 구악 중 한 사람"이라며 "국민들은 그토록 정치를 욕하고 혐오하는 데도 우리는 변화하는 데 게을러 자각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국민들로부터 큰 질책을 받았고, 변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두번 다시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나부터 변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전당대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개개인을 보면 정의감도 많고 자질도 훌륭하지만, 당선이 되고 뱃지를 달면 다 개판이 되어버린다"며 "공천권을 권력자가 쥐고 있기 때문에 자기 정치 철학과 소신을 굽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당 민주주의 실천 방안으로 공천권 개혁과 더불어 "주요 현안들에 대해 모바일을 통해 책임당원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묻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의원은 또 "총선에서 낙선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현역과 인격이나 능력에 전혀 차이가 없음에도 당무에서 거의 소외되고 있다"면서 "(대표 당선시)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100% 당직에 임명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행사장에 모인 당원·지지자들에게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를 즉석에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가 청문회 전에 기자간담회 등의 형식으로 적극적으로 빨리 해명하고 오해를 풀어야한다"면서 "이전의 해명은 부족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의 다수가 김 의원처럼 "청문회 전 기자회견으로 해명을 해야한다"고 손을 들자 김 의원은 "제 생각도 똑같다. 제 입장을 그렇게 정리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과거 당 공천에서 두차례 배제된 점, 사무처 당직자·사무총장·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한 점을 거론, "저도 이제 70세 전에 정치를 은퇴할 준비를 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한다"며 "(정치한지) 30년이 됐는데 (은퇴 전) 남겨야할 족적의 목표가 정당민주주의 확립"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점을 의식한 듯 "그 다음 문제는 그 다음에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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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 호수교 밑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전국 방방곳곳을 순회하는 타운홀 미팅을 시작하며 당심과 민심 잡기에 나섰다.2014.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figure>김 의원은 또 이번 전당대회가 친박(박근혜)계와 비박계 간 대결로 분석된 점에 대해 "억울하다"면서 "친박, 원조친박 얘기를 하는데 식당 이름을 경쟁하느냐. 내가 친박을 제일 먼저 만든 사람"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비박'으로 분류되는 점에 대해서는 "세종시 문제 때 (박근혜) 대통령과 생각이 달라 제 소신을 한번 밝힌 이후로 제가 친박이 아니라며 쫓겨났다"고 억울해 하는 듯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고생했는데 대통령이 당선됐으면 친박, 친이, 비박은 없어져야 한다. 모두가 친박"이라면서 "친박도 범위가 넓은데 권력을 독점하려는 이들은 다섯 손가락 밖에 안된다. (소수 외에) 다른 친박들이 소외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권력은 동지들이 쟁취하는 것이고 쟁취된 권력은 나눌 수록 커진다"면서 주류 친박 핵심 인사들을 우회 비판했다.

한편 김 의원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 "청문회 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해명 후 자진사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는 본의가 그게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러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야지 왜 짧은 말만 해서 의혹을 증폭시키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며 "빠른 시간 내에 적극 해명하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해명하고도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때 가서 결심할 문제"라고 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 전 별도 해명을 하고도 여론이 수습되지 않을 경우에는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를 해야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백성은 물이고 정권은 돛단배"라는 비유로 답했다.

그는 "물이 성을 내면 돛단배는 뒤집어진다"며 "항상 민심을 잘 경청하고 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그 정도(해명) 갖고 문 후보자를 완벽하게 평가하기는 부족하다"며 "빨리 본인이 나서서 해명하고 가부(可否)를 빨리 결정해야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인 당권 경쟁자인 서청원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사실상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데 대해서는 "서 의원이 하신 말씀을 제가 평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