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안산 단원,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

'정권 심판론'으로 높은 투표율 예상…실제론 크게 낮아
오후 2시 현재 투표율 34.6%…전국 평균보다 8%P ↓
'사고지역' 전남 진도는 63% 투표율…상위권

(과천·안산=뉴스1) 진동영 류보람 기자 = 세월호 참사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안산 시민들이 4일 안산유치원에 마련된 제4투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선관위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애초 단원고등학교로 지정했던 제4투표소를 이 곳으로 변경했다.2014.6.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figure>세월호 참사로 다수의 학생·교사가 희생된 단원고가 있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투표율은 4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보다 7.9%포인트(P) 낮은 34.6%를 기록 중이다.

이번 세월호 사태로 '정권 심판론'이 크게 일며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희생자 추모의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 바람이 좀처럼 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42.5%를 기록 중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포함된 경기는 39.2%의 투표율을 보여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안산시는 전국은 물론 경기 지역 평균보다 낮은 34.7%를 기록하고 있다. 안산시 상록구는 34.8%의 투표율을 보이고 있으며, 단원구는 이보다도 0.2%P 낮은 34.6%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안산 단원구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는 곳은 부천시 오정구(33.5%) 1곳 뿐이다.

안산 지역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고 야당 지지 성향이 우세한 지역구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희생자 학부모와 유권자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가 높아져 정권 심판 성격의 투표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날 투표소를 찾은 박모 목사는 "원래는 중도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구조와 수습 과정에서 허점을 보인 정부에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육감을 뺀 나머지는 진보 성향의 후보를 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 참사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내는데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 투표시간이 남아있지만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원구 투표율이 낮은 것은 많은 학부모와 그 가족들이 사고의 여파로 여전히 시름에 잠겨 투표 자체를 포기했고, 지역 분위기 자체도 가라앉아 투표 열기를 고조시키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자체 사전 조사에서는 안산 지역의 정권 비판론이 높아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는데 의외"라며 "언론의 예상과 달리 이 지역 유권자들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전남 진도군은 이와 반대로 전국 평균보다 훌쩍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남 진도군은 오후 2시 현재 2만7951명의 유권자 중 1만7661명이 투표해 63.2%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광역 단위에선 전남 지역의 투표율(53.5%)이 가장 높은데 이보다 무려 10%P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진도군은 지난 5대 지방선거에서 75.6%를 기록했을 만큼 투표율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전체 유권자 수가 많지 않은데다 시골의 투표 참여율이 높은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사고 여파로 지역 분위기는 뒤숭숭하지만 투표 열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chind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