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선거 판세 '급변'하나…수도권 與↓, 野↑ 조짐 확연(종합)

세월호 참사 영향 …서울·인천 등 여론조사서 野 후보 리드
전문가들, 朴대통령 대국민담화 등이 향후 여론 분수령 전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 News1 류수정

</figure>6·4 지방선거 판세가 급변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급변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승부는 여야의 이번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격전지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후폭풍에서 비롯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수도권 민심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발생 전 새누리당은 경선 흥행을 발판으로 수도권에서 현직 단체장들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을 바짝 추격하거나 역전하는 추세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여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야당 후보들과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서울 유권자 800명을 상대로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반씩 섞어 실시해 7일 발표한 서울시장 선거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 32.08%),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39.2%를 얻는 데 그쳐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45.6%)에 6.4%P 격차로 뒤졌다.

이는 지난 3월15일 같은 기관에서 조사해 발표했던 지지율 격차 0.4%P(당시 정 예비후보 42.1%, 박 후보 42.5%)에 비해 크게 벌어진 수치다.

정 후보 지지율은 하락하고 박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세월호 참사 여파와 참사 당시 정 후보 아들의 '미개' 발언 파문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12일 정 후보가 새누리당 경선을 통해 새누리당 후보로 최정 확정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컨벤션 효과는 기대된다.

인천시장 선거 판세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9~10일 인천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병행한 임의번호 걸기(RDD) 방식의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14.7%),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는 46.5%를 얻어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34.4%)를 12.1%P의 격차로 크게 따돌렸다.

세월호 참사 이전인 지난달 12일 조사에서 송 후보와 유 후보는 각각 43.8% 대 42.0%로 1.8%의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사고 이후 유 후보 지지율이 급락하며 오차범위 밖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수도권 여론의 흐름에 따라 그간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10%P 안팎의 우위를 보여온 경기지사 선거 판세도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 후보가 11일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만큼 컨벤션 효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세월호 민심의 영향에 따라 두 후보간 격차가 바짝 좁혀지는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1일~12일 경기도 유권자 53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유선50%+무선50%)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2%P, 응답률 12.7%), 남 후보 40.2%, 김 후보 39.4%를 기록해 0.8%P 격차밖에 나지 않았다.

한달 전(4월11일~12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남 후보 49.7%, 김 후보 34.9%로 14.8%P 벌어졌던 격차가 세월호 참사 이후 한 달만에 10%P 이상 좁혀진 것이다.

그래선지 정치권 일각에선 이런 수도권의 선거 판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0% 안팎의 굳건한 지지율을 보여왔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3주 연속 하락해 40%대로 주저앉은 데다 새누리당의 당 지지도마저 처음으로 30%대로 하락하는 등 여권에 불리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의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없다.

이럴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변수가 될 부산시장 선거, 대체로 여야 후보가 팽팽히 맞서는 충청권 선거, 야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는 강원지사 선거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유보적인 견해가 다소 많다. 조만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재발방지책 발표 등이 향후 여론 추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세월호 사건이 이슈에 민감한 수도권 유권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과 비판정서를 높여 그것이 야권 성향층들에게 야당 후보의 지지 유인으로 작용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면서도 "다만 세월호 사건으로 이탈했던 새누리당과 보수 성향층들의 막판 재결집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은 특히 "조만간 나올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안 및 재발방지책이 얼마나 현실성 있고 국민적 공감을 얻느냐, 유가족을 위로하느냐 등이 향후 여론 흐름을 결정할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일정 부분 하락추세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공감을 못 얻고 부실하다는 논란을 키울 경우엔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과 비판정서를 높이고 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현 여론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의 무능론이 소리없이 확산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세월호 사건이 새누리당에 불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야당에 크게 유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현재 새누리당 지지층이 이탈해 밖에 머물고 있는데 그 표가 다시 새누리당에 돌아가느냐, 가운데 머무르느냐, 야권으로 넘어가느냐는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