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초반 굳히기로 서울시장 후보 확정

여론조사 우세 당원 표심으로 연결…김황식·이혜훈 추격 뿌리치며 본선 진출
세월호·서민 대 재벌 프레임·백지신탁 문제 등 본선 험로 예고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4 전국동시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4.5.12/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figure>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정몽준 후보는 여론조사상 우세를 끝까지 지켜내며 12일 6·4 지방선거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3월 2일 출마선언식을 갖고 서울시장 레이스에 뛰어든 정 후보는 각종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황식 후보와 이혜훈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대세론을 이어왔다.

당내 비박(非박근혜)계로 통했던 정 후보는 그러나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 논란을 등에 업고 출마한 김 후보의 등장으로 쉽지않은 예선전을 치러야 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유력한 차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 후보는 공천 접수 마감 직전인 지난 3월 14일에서야 미국에서 귀국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 레이스 막차를 탄 김 후보는 이명박 정부 총리 재직 당시 본인의 참모진을 비롯해 친박 인사인 이성헌 전 의원 등 계파를 초월한 '연합군'으로 캠프를 꾸리며 초반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김 후보가 7선 국회의원의 관록으로 인지도에서 앞선 정 후보를 뛰어 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특히 경선전이 본격 가동되던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로 경선 일정이 중단되면서 추격하던 김 후보와 이 후보 입장에서는 타격이 컸다.

정 후보는 세월호 국면에서 막내 아들의 페이스북 글 논란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대선 후보급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대 후보의 추격을 따돌리며 본선행을 확정했다.

또한 이날 현장투표에서 박심을 자처한 김 후보를 제치고 당원 조직의 표심이 비박계인 정 후보의 손을 들어 준 데에는 현재 서울지역 당협 구성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서울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16명이고, 나머지 32개 지역은 원외당협위원장이 있는 지역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원외당협위원장 가운데 상당수가 친박으로 구성되긴 했지만,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현역 의원 16명 가운데 대부분은 친이(親이명박)계 출신이거나 상대적으로 친박색이 옅은 인사들이다. 게다가 16명 현역 의원 중에는 당원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초선이 절반인 8명이다.

친박 인사들이 물밑에서 김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원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는 친박계 초선과 원외당협위원장만으로 판세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이 이날 경선 결과로 나타나게 됐다.

정 후보가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 진출행을 확정했지만, 세월호 국면 속에 15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펼쳐질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맞대결은 결코 만만치 않다.

중앙일보와 한국갤럽이 지난 4~5일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집전화+휴대전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응답률 31.5%) 결과, 정 후보는 가상 맞대결에서 39.2%의 지지율로 박 시장(45.6%)에 6.4%포인트 뒤졌다.

경선전 초반인 지난 3월 15일 정 후보와 박 시장이 42.1% 대 42.5%로 오차범위 내 박빙 양상을 보였지만, 세월호 국면 이후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또한 정 후보는 당장 야당이 선거전 시작과 함께 들어 나올 '서민 대 재벌' 프레임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경선 흥행에 실패하면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또한 세월호 국면에서 불거진 막대 아들의 페이스북 글 논란과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 등을 물고 늘어질 야당의 공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본선 승리를 결정지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