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결론 못낸 채 진통만…답답한 '새정치'

지도부는 기초연금법안 본회의 표결처리 잠정결론
강경파 및 일부, 4월 국회처리 원천 반대
與 기초연금안에 대한 수정동의안 제출 여부 찬반묻기로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오른쪽은 김한길 공동대표.2014.5.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새정치민주연합이 4월 국회에서 기초연금법안 처리 여부를 두고 1일 하루종일 진통만 겪다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까지 모두 세차례의 의원총회와 국민과 당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한 여론조사까지 실시했으나 결국 새누리당이 제안한 기초연금 절충안 수용 여부를 매듭짓지 못했다.

본회의에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새누리당의 기초연금 절충안을 수용한 당 지도부는 이마저도 본회의가 열리는 2일 오전까지 의원들의 찬반 의견을 물어야 하는 막다른 길에 몰렸다.

만약 다수의 의원이 수정동의안 제출에 반대할 경우 당 지도부는 기초연금안 처리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사실상 기초연금안 처리가 물건너가는 만큼 4월 국회에서 기초연금안 처리에 힘을 실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에도 적지않은 타격이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의총에서도 기초연금 처리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당내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한 차례 의총을 거친 뒤 오후에는 장장 4시간30여분간 마라톤 의총을 거쳤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연금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기초연금 지급액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계할 수 없다는 원칙론과 노인층 표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지방선거전 기초연금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섰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지도부와 강경파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간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안 대표는 "국민연금과 연계는 안 된다는 것이 대전제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지도부가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며 기초연금안의 4월 국회처리를 강하게 시사했다.

안 대표는 또 "우리는 한발짝을 가고자 하는 것이 옳지만, 반발짝이라도 가고, 계속해서 나머지를 가도록 노력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책임을 지겠다. 정치적 결단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초연금안 처리 반대 의원들은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지도부에 위임할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석 국회 부의장이 새누리당의 절충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을 제출하자며 지도부에 힘을 실었주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반대파 의원들은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았다.

특히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제외한 대다수의 복지위원들이 기초연금안 처리 반대 의견을 쏟아내면서 상황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를 두고 노웅래 사무총장이 "우리 당은 십인십색"이라며 혼란스런 상황에 대해 비판의 말을 쏟아내자 반대파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의총장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졌다. 한 수도권 의원은 "처음부터 지도부가 결단을 내렸으면 결론이 났을 텐데 시간만 끌다 일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초연금안 처리와 관련해 의원 전수조사 등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에 대한 지도부의 비판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는 의원 전수조사를 실시해 "처리에 찬성한다"고 답한 의원이 63명, "처리에 반대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의원이 44명, 2명은 유보, 나머지 21명은 답변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한 초선의원은 "정치적으로 결정할 문제를 언제부터 폴(poll)정치를 통해 하게 됐냐"며 "결정은 정당이 책임을 지고 결정하는 것이지 폴정치만 하는 전세계 이런 정당이 어딨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당 지도부는 4월 국회에서 정부 여당의 기초연금안 처리를 놓고 본회의에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에 대해 찬반 여부를 묻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찬성 의견이 많을 경우 새누리당의 기초연금안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연금안이 동시에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처리될 방침이며 반대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4월 국회에서 기초연금안 처리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