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전 총리, 위안부 할머니 손잡고 "건강하셔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진심으로 서로가 신뢰할 수 있어야"
- 박정양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2박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 富市) 전 일본 총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개막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작품 전시회 '할머니의 이름으로 평화를 그리다' 전시장을 방문, 위안부 피해자 박옥선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2013.2.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 富市) 전 일본 총리가 11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났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작품 전시회장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꼭 잡고 "건강하셔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정의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고 말한 뒤 전시 작품 하나를 무라야마 전 총리에게 선물했다.
앞서 무라야먀 전 총리는 방한 첫 일정으로 국회에서 정의당이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무라야마 전 총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에게 불구하고 초청에 흔쾌히 화답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 국민들은 무라야마 전 총리가 발표한 담화에 대해 매우 깊은 인상을 갖고 있다"며 "최고 지도자로서 국가가 행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리의 용기와 덕담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아베 내각과 일본의 고위 정치인들의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정부가 견지해 왔던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부인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에 우려가 크다"며 "이런 일들이 일본 내 대다수 양심있는 국민들의 진실이 우리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가로 막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무라야먀 전 총리는 "일본을 출발할 때 많은 분들이 서울은 굉장히 춥다고 얘기했는데, 서울에 도착하니 도쿄보다 따뜻했다"며 "한국이란 나라가 따뜻한 나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한국과 일본이 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돼 버렸을까에 대해 생각해 본다"고 덧붙였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오랜 역사적 관계를 갖고 있고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진심으로 서로가 신뢰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교류하고 흉금을 터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81대 일본 총리를 지낸 무라야마 전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 기념일(1995년 8월15일) 당시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취지의 담화를 발표, 역대 일본 정권 중 자국의 식민 지배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방한엔 무라야마 전 총리의 딸인 나카하라 유리(中原 由利)씨와 테루야 간토쿠 사민당 중의원, 사민당 오사카부 본부 회장인 핫토리 료이치(服部 良一) 전 중의원, 원전제로 의원모임 사무국장인 아베 토모코(阿部知子) 무소속 중의원 등이 동행했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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