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내부서 서로 총 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분파주의 극복' 차원서 당 내부 단속 나선 듯
우클릭 논란 제기된 '햇볕정책 2.0' 등에 대한 해명도
- 김현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4.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3일 "내부에서 서로 총을 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단호한 어조로 당의 단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에 보탬이 되는 것은 옳은 것이고, 보탬이 되지 않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한 번도 의원들의 전화를 거절한 적이 없다. 의원들이 보자고 하면 누구든 다 만나왔다. 언제든 대화하고 있다"면서 "쓴소리를 외부에 하기 전에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있으니 내부에 건의할 것은 하라. 얘기할 게 있으면 항시라도 당당하게 얘기하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에 얘기하기 전에 대중매체인 SNS나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서 얘기하면 본인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당에 건의하지 않고 막 얘기를 하니 사람들이 보기엔 입장이 다르고 이합집산하는 것처럼 보여 당 지지율이 떨어진다"면서 "내가 아파서가 아니라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이 발언은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분파주의 극복'을 강조한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우클릭 논란을 빚고 있는 '햇볕정책 2.0' 구상과 경제민주화 정책 수정 논란과 관련해 당내에서 비판론이 여과 없이 흘러나간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한길 대표의) '특검에 직을 걸겠다'던 말은 온 데 간 데 없고 신년부터 '우향 앞으로'라는 말만 들린다"면서 "문재인 찍었던 지지자들은 멀리하고 박근혜 찍었던 사람들에게 구애의 손짓을 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민주당의 우경화를 경계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의총에서 우클릭 논란을 빚고 있는 '햇볕정책 2.0' 구상과 관련, 햇볕정책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10년 동안 포용정책을 통해 남북화해협력,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다졌는데, 이명박정권 들어 반(反)포용정책으로 돌아서면서 남북관계가 파탄 나고, 북한의 핵기술은 고도화됐으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은 커진데 반해 우리는 북한과의 통로가 없는 문제가 생겼음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똑같이 그 정책을 답습하면서 갑자기 뜬금없이 '통일대박론'을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발언이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정비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며 "그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임동원 정동영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외통위 관련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봤고, 대북정책이 과거 그대로 돌아가는 것보단 진화된 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이냐에 대해선 여러 갈래였다. 결국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로 가야 하지만,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의견을 수렴해서 하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 단계에서 SNS 등을 통해 '햇볕정책을 어쨌느냐'고 얘기하니 그것은 당의 단합이나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민주당이 경제민주화 정책을 수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당의 입장이 전혀 아니다"는 요지로 해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도 우클릭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것은 민주당이 가고 있는 방향이 아니라 언론의 일부 왜곡에 의해 만들어진 프레임"이라며 "그런 프레임에 얹혀서 비방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배재정 전 대변인은 의총 발언을 통해 대변인직을 그만두는 소회를 밝히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새누리당은 의총을 하면 취재를 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실시간으로 알려준다'고 하더라.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대변인으로서 외부로 발언이 나갈 때는 정리된 입장으로 나갈 필요성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일부 의원은 "의원들 많이 계실 때 한 번 더 하시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의총에 참석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대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의 변화를 말했는데 당의 변화라는 틀 속에서 당이 단합해야 된다는 취지로 단호한 어조로 말씀했다"고 설명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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