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朴대통령 공안정치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 됐다"(상보)
미 워터게이트 사건 거론 "닉슨 대통령 거짓말 때문에 사퇴 자초"
안철수 신당 창당에 "민주당 없인 안된다는 게 정당정치의 현실"
- 박정양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 기원미사’ 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3.1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figure>지난달 29일 "기회가 오면 대선에서 역할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대권 재도전을 시사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은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오는 9일 출간될 자신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통해 "지금 박 대통령은 저와 지난해 경쟁했던 박근혜 후보와 다른 분 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때 박근혜 후보는 국민들의 뜻에 자신을 맞추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된 지금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강조했던 국민통합과 상생도 오히려 더 멀어졌다"며 "편가르기와 정치보복이 횡행하고 있다.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한 현 정권의 외압 의혹에 대해 "과거 독재정권들도 하지 못했던 사상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떻게 하든지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정통성에 대한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며 "바야흐로 지난 정권의 잘못이 현 정권의 더 큰 잘못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 "워터게이터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사임을 하게 된 시발은 도청 사건이 아니라 바로 거짓말 때문"이라며 "도청 공작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일,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거짓말한 책임을 추궁당해 사퇴를 자초한 것"이라고 박 대통령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을 바로 세우자는 국민들과 야당의 요구를 대선불복으로 규정하는 것은, 48%의 국민을 끌어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아직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말하기는 이를지 모르나, 지금처럼 국민통합을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 또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한 마디로 평소 실력 부족이었다"며 "그리고 그것은 준비부족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권 개입이 더해졌을 뿐"이라며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편이 NLL(북방한계선) 공세나 종북 프레임 등 흑색선전까지 미리 준비한 전략에 따라 선거를 이끌어간 데 비해, 우리는 공을 쫒아 우르르 몰려가는 동네 축구 같은 선거를 했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놀다가 벼락치기 준비로 시험을 치뤘기 때문"이라며 "그 때 벼락치기로 준비했던 일들을 5년 내내 하면 된다"고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지난 대선에 임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 되려는 열정이나 절박함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제가 출마 의지를 갖게 된 시기 자체가 늦었다. (최종 출마 결심) 몇 달 전까지도 대선을 꿈꾸지 않았기 때문에 대선 전략이 충분히 정립돼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대선 과정에서 닥쳐온 상황들을 결단력 있게 돌파해내지 못한 원인이었다"며 "저의 결단력이 부족했다고 느끼는 대목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문 의원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도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건, '민주당만으로는 안 되지만 민주당 없이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그것이 정당 정치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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