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서 퍼진 北 내년 달력 보니…또 빠진 김정은 생일
북한 외국문출판사 달력 3가지 버전 공개…중국식 표기 대다수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사업을 하거나 북한 관련 회사의 노동자로 추측되는 중국인들이 최근 북한의 2025년 달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고 있다.
이들이 업로드한 사진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외국문출판사는 내년 벽걸이용 달력을 세 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다. 자칭 '조 대표'라는 중국인은 자신의 SNS에 모든 버전의 달력의 면면을 공개했다.
다른 두 가지 버전에 비해 길이가 짧아 보이는 벽걸이용 달력은 백두산 일대의 사계절을 담았다. 1월은 백두산 해돋이, 2월은 백두산 밀영고향집, 3월은 백두산 인근에 핀 만병초, 4월은 백두산 천지의 물결, 5월은 백두대지의 봄, 6월은 백두산 천지, 7월은 '리명수의 여름', 8월은 대홍단의 붉은 바위, 9월은 삼지연못가의 아침, 10월은 장군봉의 해돋이, 11월은 소백수, 12월은 향도봉 무지개 등 사진이 실렸다.
또 다른 달력에는 평양 시내의 야경이 담겼다. 조명으로 꾸며져 밝게 빛나는 높은 빌딩들, 거리의 가로수,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등의 사진으로 도시의 화려함을 선전했다. 나머지 달력에는 계절마다 가볼 만한 북한의 명산 백두산, 묘향산, 금강산, 칠보산, 모란봉 등을 담았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단둥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중국 내 북한 회사들에 배포한 2025년 새해 달력에 주체연호가 삭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SNS를 통해 공개된 새해 달력에도 북한식 주체년호가 삭제된 것을 볼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10월 12일까지는 연도를 표기할 때 '주체 113(2024)년'을 명시했지만, 10월 13일부터는 이를 생략하기 시작했다.
주체연호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삼는 연도 표기법으로, 김일성이 주창한 '주체사상'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후 북한은 '주체년호 사용 규정'을 제정하고 이를 각종 문서와 출판물, 우표 등에서 사용해 왔다.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1월 8일)은 아직 달력에 공식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적으로 이를 아직 '명절'로 삼지 않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은 그대로 있다.
북한은 2010년부터 달력 제작에 평양종합출판사뿐 아니라 군부 강연자료 등을 만드는 군 출판사까지 참여시켰는데, 경쟁력을 확보한 곳은 외국문출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매해 제작한 달력을 중국 주재 영사관이나 상주대표, 북한과 연결된 중국 회사 사장들에게 배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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