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의 시초? '모형 항공기' 전설 재조명한 北…무인기 개발 총력

해마다 모형항공기 전시회 등 진행…세계 대회 참가하는 선수들 독려

당시 모형항공선수들이 자체 제작한 무형항공기 사진. ('조선의소리' 갈무리)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무인기(드론) 기술의 근간이 되는 모형항공기 제작 개발에 두각을 나타낸 과거 선수를 재조명하며 '항공 체육'을 통한 애국심을 독려했다.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소리'는 지난 27일 세계모형항공기대회에서 우승한 백창선 선수의 과거 사진들을 재조명하며 그동안 북한이 무인 항공 기술 발전에 기울인 노력을 선전했다.

이날 영상이 소개한 백창선 선수는 조국해방전쟁(6·25전쟁) 때 동생을 잃고 비행사를 꿈꿨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잡지에서 모형항공기 만드는 법을 알게돼 취미로 모형기를 만들다가 이후 모형항공구락부(클럽)에 가입했다.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1959년 9월에 발행된 잡지에 '명수급에 육박한 신진 모형 항공가'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18살이던 백창선은 정권 수립 10주년을 맞아 열린 전국체육축전의 고무 동력기 경기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해당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이후 국방체육단 모형항공선수로 성장했다고 한다.

북한이 1975년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모형 항공기로 그해 열린 국제 모형 항공 경기대회에서 금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쟁취했다고 전했다. ('조선의 소리' 갈무리)

모형 항공기는 고무 동력 모형과 소형 무선 조종기 등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이를 발전시키면 드론 기술과도 연관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모형 항공기 선수들의 모형기 발전 추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모형 비행기와 기술 자료들을 공개했다고 한다. 또 해마다 모형항공기를 제작해 전시회와 시험비행도 진행했다.

이같은 지원에 부응한 선수들은 1975년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모형 항공기로 그해 열린 국제모형항공 경기대회에서 금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쟁취했다는 것이 북한의 선전 내용이다.

또 같은 해 세계모형선수권대회 모형 항공 고무 동력기 부문에서는 개인, 단체전서 모두 우승 했는데, 이 또한 '놀라운 성적'이었다고 한다. 백창선 선수도 개인전과 단체전에 모두 참가해 메달을 땄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아버지의 관심사를 물려받아 모형 항공기를 비롯한 항공 체육 분야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소리에 공개된 과거 모형항공기 영상 ('조선의 소리' 갈무리)

김 총비서는 집권 초인 2012년 서부지구 항공구락부를 방문해 무선조종 모형항공기 경기를 관람하는가 하면 2015년 항공구락부 선수들의 조종 훈련을 참관했다. 또 2016년 원산에서 '원산국제친선항공축전'을 열고 모형항공기 조종 비행과 군·민수용 비행기 에어쇼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실제 국제대회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북한은 2017년 국제항공연맹 아시아컵 모형항공 자유비행 경기에서 서명범 선수가 중급·대급 활공기 개인전에서 1위를, 김은복 선수가 중국 활공기 개인전에서 2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북한의 사진과 영상은 상공에서 멀리 구도를 잡아 촬영한 장면이 많다. 또 농업부문에서도 드론의 역할이 부각되며 군사용뿐만 아니라 상용화에도 무인기 기술 개발을 진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