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도 보이는 北수재민 현실…"축구장 3개 면적 텐트촌 발견"
VOA 보도…텐트촌 추정 면적 1만 7000㎡ 이상
北 의주비행장도 운영 중지…"수해 심각성 방증"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평안북도 의주군에 조성된 수재민을 위한 텐트촌이 축구장 3개 면적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는 20일 미국 민간위성 기업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분석해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 넓은 대지를 덮고 있는 주황색과 노란색 물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물체가 있는 4곳의 대지 면적을 모두 더하면 1만 7000㎡ 이상으로, 국제 규격 축구장 3개 규모라고 VOA는 설명했다. 가장 넓은 곳의 면적은 5539㎡에 이른다고 한다.
VOA는 과거 위성 사진을 비교해 봤을 때 현재 주황색과 노란색이 포착된 대지는 학교 운동장과 건물 공터 등으로 추정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1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수재민이 모여있는 천막촌을 방문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보도된 사진에 천막의 색상은 주황색, 노란색과 녹색 등이다.
이에 따라 VOA는 위성 사진에 보이는 주황색과 노란색은 운동장과 공터 등에 설치된 수백, 수천개의 이재민용 천막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들 대규모 천막 단지가 식별된 시점이 8월 초라는 점도 이곳이 수해 피해 이후 형성됐으며, 이재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VOA는 총 1만㎡가 넘는 면적에 이재민 천막이 설치된 것을 두고 그만큼 수해로 집을 잃은 사람이 많다고 분석했다. 또 수해가 3주를 지난 시점에 여전히 천막 단지가 철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해복구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북한 의주비행장 위성사진에 활주로와 유도로 등 주변 도로가 텅 빈 것도 수해 피해가 심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VOA는 보도했다.
지난 2021년 북한은 중국 단둥과 인접한 의주비행장 활주로에 중국에서 열차로 건너온 화물을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왔는데, 파란색 방수포가 덮인 물품이 곳곳에 높여있던 7월 중순과 상황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 부족이 이번 침수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나 북한에서는 수십 년 동안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15일 VOA에 말했다.
사무소장은 "하수 시설이 오래돼 배수가 잘되지 않는 것도 해마다 집중호우에 대한 취약성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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