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 해외 안전 검사 1년 가까이 '전무'…중국 묵인 가능성"

VOA 보도…지난해 9월이 마지막 검사

지난 9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여수항공대 헬기가 채증장비를 가동해 불법조업 선박을 촬영한 모습.(서해해경 제공) (기사와 무관) 2024.8.12/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최근 북한 선박의 해외 운항이 크게 늘었지만 올해 현지에서 안전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은 단 1척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는 16일 선박의 안전 검사를 실시하는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가 올해 안전 검사를 받은 북한 선박이 단 한척도 없는 것으로 집계했다고 보도했다.

통제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 선박이 마지막으로 검사를 받은 시점은 지난해 9월 30일이다. 당시 북한 선박 달마산호가 중국 다롄항에서 검사를 받았으며 이후 1년 가까이 어떤 북한 선박도 검사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회원국은 자국 항구에 기항한 선박을 무작위로 선정해 안전 검사를 실시한다. 항만국통제로 불리는 이 검사는 국제협약에서 요구하는 사항의 이행과 안전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해, 각국이 해당 선박에 '정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북한 선박은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6년엔 총 275척이 안전 검사를 받았다. 제재로 선박의 운항이 급감한 2019년에는 51척이 검사 대상이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엔 13척, 2021년엔 1척, 2022년엔 한 척도 검사를 받지 않다가 지난해 4척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VOA는 올해 북한 선박의 운항이 크게 늘었는데도 안전 검사를 받은 선박이 없다는 것을 두고 북한 선박의 사실상 유일한 행선지인 중국과 러시아의 항만 당국이 고의적으로 북한 선박에 대해 검사를 회피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14일 VOA에 "항만국 통제 검사를 하지 않는다면 이 두 가지 사실(선박 기항과 무역 증감 여부)을 매우 쉽게 숨길 수 있다"며 "이러한 정보 부재는 북한 선박이 중국으로 향하고 그에 따른 (방문) 빈도를 감추기 위한 고의적인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