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죤→TV, 동지→주민…김정은, 인민들 앞에서 '남한식 표현' 남발

RFA "주민들 사이에 불만…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8월 8일과 9일 평안북도 의주군 큰물(홍수)피해지역을 또다시 찾으시고 재해복구를 위한 중대조치들을 취해주셨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0일 홍수피해를 입은 의주군을 찾아 수재민 앞에서 한 연설에서 한국식 표현이 다수 등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14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연설 내용보다 김정은이 연설에서 남한 말을 많이 사용한 모습에 사람들이 놀랐다"며 "연설 서두에서 흔히 사용하던 동지 혹은 인민이라는 말 대신 '주민'이라고 했고 노인이나 늙은이를 '어르신'이라고 했으며 텔레비죤도 'TV'라는 한국식 표현을 썼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에서는 나이든 사람을 가리킬 때 노인 또는 늙은이라는 표현이 주로 쓰이고 이를 높여 부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텔레비죤을 줄여 보통 '텔레비'로 많이 부르며 '텔레비죤을 TV라고 하는 사람은 수상하니 신고하라'는 내용이 북한 반간첩 선전화(포스터)에도 등장한다고 전해졌다.

소식통은 특히 연설에서 김정은이 사용한 "병약자, 험지, 음료수, 폄훼한다 등의 말은 북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병약자 대신 환자 또는 허약자, 험지 대신 어렵고 힘든 곳, 음료수 대신 물, 폄훼 대신 비방 또는 비하가 주로 사용되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설문을 누군가 써준다 해도 김정은의 승인 없이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었겠냐"며 "주민들에게는 평양말을 사용하라고 하면서 자기는 한국말을 대놓고 쓰는데 이건 이치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소식통은 RFA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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