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 관광객 유치 적극적…외화벌이 성과 미비할 것"
전략연 보고서 발행…"관광 발전하려면 과도한 통제 지양해야"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최근 북한이 적극적으로 러시아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외화벌이 성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북한연구실 연구원은 25일 '북한 관광산업 육성 정책 추진의 의미와 한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러시아인들의 북한 관광 수요는 과도한 이동 비용 등으로 인해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관광산업이 북한의 주요 외화 획득 수단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극동 지역은 인구도 적고 소득 수준도 낮아서 북한 관광에 대한 수요도 높지 않다"며 "소득 수준이 높은 서부지역 주민들은 러시아 내에서의 이동을 위해 북한 관광 비용과 맞먹는 돈을 써야 하므로 북한행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월부터 여러 차례 단체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올해 상반기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600명도 되지 않는다. 지난 5월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관광 업체 '보스토크 인투르'가 러시아 어린이날(6월 1일)을 북한에서 보내는 상품을 출시했다가 신청자 부족으로 철회하기도 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위축되거나 중단되곤 한다는 점도 북한의 관광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전에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90% 이상이 중국인이었는데, 지난해 8월 코로나19 봉쇄가 풀렸음에도 아직 중국인 대상 북한 관광은 재개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관광객들에게 가해지는 과도한 통제가 지속되는 한 외국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의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앞서 관광객들에게 보다 자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북한이 관광지 개발과 외국인 유치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극심한 외화 부족을 관광 산업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려 왔는데, 팬데믹이 끝나고 무역 규모가 커지자 2022년에는 무역적자가 7억 6000만 달러로 늘어났고, 2023년에는 17억 4000만 달러까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2월 처음으로 러시아 관광객들을 받아들인 후 최근에는 열차 여행 상품도 내놓는 등 관광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통해 관광법을 제정했다.
북한은 관광법을 통해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관광을 확대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보장하며 생태 환경을 적극 보호하는 문제" 등을 규제했다며 관광 재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관광사업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아 북한이 합법적인 '외화벌이'가 가능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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