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등장 후 '여성 지위' 계속 띄우는 북한…매체 총동원해 선전

금수강산 7월호 "여성 의원들, 나라 강화 발전 위해 헌신"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에 여성 대의원들의 업무 성과를 소개하는 글이 실렸다. 상반기 결산 전원회의에서 발표된 핵심 보직에 여성 간부를 임명한 데 이어 여성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최근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공개된 금수강산 7월호에 게재된 '여성 대의원들'이라는 글에서는 "나라의 강화 발전과 인민 복리 증진을 위해 헌신하는 대의원들 속에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며 그중 세 명의 여성 의원을 소개했다. 북한의 대의원은 우리의 국회의원, 시의원 등과 비슷할 역할을 수행한다.

강혜경 중앙은행 선화전자 상업 교류사 사장이자 평천구역 인민회의 대의원은 "평천 1동 안의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일꾼"이라고 소개됐다. 그는 "국가최대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됐을 때 가정에서 마련한 10여종에 200여 가지나 되는 의약품들 그리고 많은 식량과 남새(채소)를 매 세대들에게 나눠주어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이바지했다"라고 매체는 전했다. 또 "금융 봉사(서비스)업에서도 책임과 역할을 다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춘화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농장 경리 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그가 관리하는 농장의 작황이 해마다 다른 농장에 비해 높은 이유에 대해 "불리한 기상과 기후 조건은 우리 농장이라고 피해 가지 않지만 우리는 농장벌에 진심을 묻고 과학기술의 힘으로 부닥치는 난관을 뚫고 나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2년 전 평양가방공장 지배인으로 임명받은 김성희는 "사업 첫해부터 '소나무' 책가방을 잘 만들기 위해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를 박고 사업을 전개했다"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사업은 그대로 생산 성과로 이어져 해마다 인민 경제계획을 넘쳐 수행하게 됐다"며 "지난해 11월 만사람의 믿음과 지지 속에 평양시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거되었다"라고 소개됐다.

(북한의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7월호 갈무리)

앞서 지난 2일 발표된 전원회의 인사에서 리두성 당 근로단체부장이 해임되고 그 자리에 김정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임명됐다.

김정순은 이번 인사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도 보선되며 입지가 많이 올랐다. 북한 내부의 사상과 결속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 중 하나인 근로단체부장에 여성이 발탁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 밖에도 올해 들어 여맹을 중심으로 공장, 광산 등 일손이 부족한 경제 현장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자원 진출이 잇달았다. 김정순이 근로단체부장에 임명되면서 공석이 된 여맹 위원장에는 전향순이 임명됐는데 노동신문은 관련 소식을 전하며 전향순의 사진을 그보다 서열이 높은 내각부총리, 재정상과 나란히 사진이 배치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성의 약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후계자'로도 거론되는 김 총비서의 딸 주애를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애의 향후 활동폭을 넓히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여성의 지위를 부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향후 주애의 입지 공고화에 도움이 되기 위한 사전 포석의 하나로 북한에서 여성도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