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문화어 적극 살려 쓰라"…'남한 말투' 차단

"언어생활, 사회주의 기풍 확립 위해 중요"
'평양문화어보호법' 제정해 '괴뢰' 말투 사용시 최대 사형까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해 1월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평양문화어를 적극 살려 쓰라"라며 주민들이 사용하는 말과 글에 대한 단속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남한 문화 확산에 따른 주민들의 사상 이완을 차단하고 체제를 결속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언어생활과 인품'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문화성 있게 말을 하고 글을 써야 사람의 인품도 높아지고 사회에 고상한 도덕기풍을 세워나갈 수 있다"라고 독려했다.

신문은 당이 규정한 '문화성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개인의 인품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체제 유지에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온 사회에 아름답고 건전한 사회주의 기풍을 확립하는 데서 언어생활을 문화성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언어생활을 문화성 있게 해나간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규범적이며 도덕적인 말과 글을 정확히 살려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모든 사회 성원들은 언어생활을 문화성 있게 해나감으로써 온 나라에 건전하고 고상한 우리 식의 생활문화를 확립하고 사회주의 문명 건설을 다그치는 데서 적극 이바지해야 할 것"이라며 "한마디의 말을 하고 한편의 글을 써도 평양문화어를 기준으로 조선민족제일주의 정신이 차 넘치면서도 고상한 도덕품성이 비끼게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신문은 아울러 언어 예절을 지켜야 한다며 "부름말과 인사말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데 따라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불쾌한 인상을 줄 수도 있으며 상대방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도 있고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꾼들이 언어생활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문은 "일꾼들이 말을 점잖게 하고 예절 있게 처신할수록 사람들에게 믿음을 더해주고 자신의 인품과 사업 권리를 높여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라며 "일꾼들은 언행에서 언제나 군중의 거울이 되어야 한다"라고 다그쳤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언어예절을 지키고 평양문화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다그치는 것은 남한 문화 확산을 차단하는 등 사상통제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내부에 남한 영화, 드라마 등 영상물이 유입·확산되면서 남편을 '오빠'로 부르거나, 남자친구를 '남친'이라고 부르는 등 남한식 말투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은 지난해 1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해 '괴뢰'(남한) 말투를 사용하는 자에게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강한 통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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