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재일교포, 국내서 북한 상대 손배소…"지상낙원 거짓선전"

북한, 총련 동원해 1959~1984년 재일교포 9만여 명 입북시켜
광산·농장서 강제노동…'적대계층' 분류해 신분적 차별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2019년 12월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된 '재일동포 귀국실현 60주년 기념보고회'. 이날 행사는 1959년 재일교포 975명이 일본 니가타항을 출발해 청진항으로 향하면서 시작된 북송 사업이 60주년을 찬양하기 위해 열렸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의 선전에 속아 북한으로 갔다 탈출한 북송 재일교포 탈북민들이 국내에서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NKDB 인권침해지원센터는 오는 15일 북송 재일교포 탈북민 5명을 대신해 북한을 상대로 1인당 1억 원씩 손해배상 및 위자료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낸다고 13일 밝혔다.

센터는 "북송 재일교포들은 북한이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을 동원해 '지상낙원'이라고 거짓으로 선전해 입북시킨 뒤 강제 억류됐다"라며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에 따르면 북한은 총련 주도로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재일교포 9만 3340명을 입북시킨 뒤 강제로 주거지·일자리에 배정했다.

또 북송 재일교포 대부분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며 광산, 농장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고, 적대계층으로 분류돼 신분적 차별 등 인권침해에 노출됐다. 현재 북송 재일교포 당사자와 가족 약 500명이 탈북해 한국과 일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태경 북송재일교포협회 대표는 "북송 당시 어느 정도 미화와 과장이 섞인 줄은 알았지만 도착하자마자 낙원과 지독하게 다른 모습에 경악스러웠다"라며 북한의 거짓선전에 속았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재일교포 북송사업의 주된 책임 주체는 북한이고, 총련과 일본 정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며 "그 당시 재일교포에 대한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한 대한민국 정부에도 일말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소송을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하는 것은 북한의 책임을 법적으로 규명하고 우리 정부의 자국민 보호 의무를 일개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