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들' 챙겨온 北김정은, 지난해 1만 명에 디지털TV·화장품 선물

김정은, '어머니대회' 두달 전부터 참가자들 선물 일일이 챙겨
저출산·경제난에 여성 역할 커진 북한…민심잡기 의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해 12월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과 만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12월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에게 직접 챙겼다는 선물은 디지털TV와 화장품이었다고 북한이 선물에 얽힌 일화를 뒤늦게 소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지난해 12월 5일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선물 전달' 모임이 진행된 사실을 상기하며 "선물들에 얼마나 가슴 뜨거운 사연이 깃들어있는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회 개최 2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김 총비서는 담당 일꾼을 불러 "대회 참가자들에게 줄 선물을 잘 준비해야 하겠다"라면서 "참가자들이 모두 여성인 것 만큼 화장품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업제품은 고급트렁크에 넣어주며 TV도 선물로 줄 것"을 지시했다.

김 총비서는 이튿날에도 일꾼을 불러 "액정(디지털)TV까지 주는 것으로 선물 명세 도안을 잘 만들 것"을 지시했다면서 "명세를 여러 페이지나 되게 만들어야 할만큼 수많은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품을 들였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어머니들 외에도 연말연초 곳곳에 선물을 보냈다. 최근 전국의 혁명학원과 초등학원 학생들과 유치원 어린이들에겐 학용품과 식료품을 제공했고, 평양 전위거리의 청년 건설자들에겐 꿩과 노루가 전달됐다.

이와 비교해 어머니대회 참가자들에게는 준 선물은 '스케일'이 달라 보인다. 더욱이 대회 참가자 수가 1만명에 이르고 각지에서 모였다는 점에서 TV를 전달하기도 여의찮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선물 수송과 관련한 은정어린 조치도 취해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가 이처럼 어머니대회 참가자들을 각별히 챙기는 데는 가정과 국가 경제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역할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의 출산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올해 1.8명으로, 기존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2.1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 총비서는 어머니대회에서 처음으로 '출생률 감소'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지속되는 경제난 속에서 북한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늘어나고 있고, 청년들의 사상 이완 현상을 단속하며 교육하는 것 역시 여성의 몫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특별히 '통 큰 선물' 공세를 통한 민심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어머니들은 한 가정의 울타리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 적극 진출하여 공장과 일터에서 성실한 애국의 땀을 바치고 혁신을 일으키는 것으로써 자식들 앞에 떳떳한 사회주의 근로자가 되어야 한다"며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색적인 현상들과의 투쟁을 강화하고 있는데 어머니들이 적극 합세하여야 그러한 현상을 완전히 소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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