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전시회' 연 북한, 이번엔 남성 패션도 선보여…가죽점퍼에 체크정장도

북한, 가을 피복전시회 개최…여성뿐 아니라 남성복도 출품
밝고 세련된 정장에 김정은 즐겨입는 가죽옷도 등장 눈길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피복전시회' 개막 소식을 보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다양한 남성복이 출품됐다. (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지난해부터 여성옷전시회를 개최하며 여성 패션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북한이 이번에는 남성들을 위한 패션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9일 옥류전시관에서 개막한 '가을철피복전시회-2023'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다. 전국의 피복제품 생산 단위에서 수만 점의 옷을 출품하는 옷전시회는 북한의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27종의 가을·겨울철 옷 8만여점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여성복뿐 아니라 남성복, 어린이옷(아동복)과 민족옷(한복)도 함께 선보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가을과 올해 봄을 맞아 여성 양장을 주제로 '여성옷 전시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올가을 전시회에서는 '피복'으로 상품의 범위를 넓혔다.

조선피복공업협회 부서기장은 "지난 전시회는 여성옷만 출품했다면 이번 전시회에는 남자옷, 어린이옷, 민족옷도 출품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피복전시회' 개막 소식을 보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가죽옷들이 많이 출품됐다"고 한다. (조선중앙TV 갈무리) (조선중앙TV 갈무리)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남성복이다. 조선중앙TV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체크무늬 정장부터 갈색 롱코트, 흰색 롱패딩 등이 전시돼 있다.

인민복이 일상인 북한에서 보기 드문 남성 양장으로, 전반적으로 기존보다 한층 밝아진 색감으로 인해 아니라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도 준다.

전시회에는 또 가죽옷도 등장했다. 가죽 롱코트, 항공 점퍼 등 가죽옷은 김정은 총비서가 겨울철 공개 활동 때 즐겨 입는 의상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털 카라로 된 가죽점퍼가 포착됐는데, 이는 김 총비서가 지난해 3월 기념식수 때 입고 나온 항공 점퍼와 디자인이 유사하다.

김 총비서의 옷이 남성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이 됐을 수도 있어 보인다. 조선피복공업협회 부서기장도 "이번 전시회에 가죽옷들이 많이 출품됐다"라고 콕 집어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3월 기념식수하는 모습. 김 총비서는 선글라스에 '항공점퍼'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몇 년 전부터 주민들에게 밝은 색상의 옷을 권하고 있고, 실제 북한 길거리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할 정도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는 색깔뿐 아니라 디자인도 화려해지고 다양해진 모습이다. 남성들도 흰색이나 연회색 등 한층 밝은 색감의 옷을 입고 등장하고 있지만, 여성들에 비해 아직까지는 인민복이 일상으로 보인다.

북한이 주민들의 패션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은 '인민 생활 향상' 기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옷뿐 아니라 식료품, 신발, 가방 등 공산품 생산을 질적으로 다양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장기화된 경제난과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봉쇄 속에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