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도 어린이 유제품 공급 계속… '육아 정책' 띄우기 [노동신문 사진]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지난주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에 따른 긴장 속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유제품 공급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선전했다. '그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어린이를 우선시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계속 전하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12일자 보도를 보면 이번 태풍 예보 뒤 북한 당국은 '어린이 안전'을 이유로 탁아소와 유치원 등원을 중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해당 기관을 통한 유제품 공급이 중단되자, 북한 당국은 어린이가 있는 가정을 일일이 찾아 유치원 등의 휴원 기간 필요한 유제품을 전달하는 조치를 취했다.
신문은 "수도 평양은 물론 함경남도와 남포시를 비롯한 각지에서도 탁아소와 유치원의 보육원·교양원들과 해당 일꾼들이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들을 찾아 당의 은정 어린 젖제품(유제품)들을 공급해주는 감동 깊은 화폭이 펼쳐져 인민들의 가슴을 격정으로 끓게 했다"고 선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제품을 받아 든 한 어머니는 "당장 들이닥칠 태풍으로 나라에서 관심하고 돌봐야 할 일이 많고 많겠는데, 아이들에게 며칠간 우유를 먹이지 못하는 게 무슨 큰일이라고 이렇게까지"라며 감격했다고 한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보도는 태풍 위기 속에서도 어린이 건강·발육을 위한 유제품 공급만큼은 중단하지 않았음 강조함으로써 당의 '미래세대' 중시 기조를 다시 한 번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태풍뿐만 아니라 '나라에 어떤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도 어린이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할 테니 주민들도 함께 참고 견뎌 달라'는 메시지가 담겼단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와 핵·미사일 개발 관련 대북제재의 장기화로 경제난이 지속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 매체선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 등을 따라 한미와의 대결 구도가 한층 심화된 작년부턴 당의 '미래세대' 중시 기조를 띄우고 육아 정책 이행을 강조하는 보도 건수가 부쩍 늘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딸 '주애'를 데리고 공개석상에 등장한 사실을 두고도 북한이 '강 대(對) 강' 대결 구도 하에서 핵무력 강화 행보를 정당화하고자 '국가안보는 곧 미래세대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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