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대 생일에 건설 현장서 '첫 삽' 뜨거나 '준공 테이프' 끊는 北 김정은
김정일 생일엔 '착공', 김일성 생일엔 '준공'…건설 치적 과시 행보
선대보다 김정은 성과 부각 초점…내부 결속·충성심 고조 목적 큰 듯
- 최소망 기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6일 화성지구 4단계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3n.news1.kr/system/photos/2025/2/17/7134934/high.jpg)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부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맞춰 건설 현장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선대의 그림자'에 의지하기보단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성과들을 부각하며 결속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 총비서는 지난 16일 평양 화성지구 4단계 1만세대 살림집 건설 현장을 찾아 첫 삽을 떴다. 이는 김 위원장의 생일(2월16일) 제83회에 맞게 진행된 일정이다.
같은 날 김 총비서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찾기도 했지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건설 현장 현지 지도 소식을 더욱 비중 있게 보도했다. 행사 이튿날인 17일 신문은 기존 6면에서 8면으로 증면 발행됐는데, 살림집 준공식 소식은 1~3면에 배치됐으나 금수산궁전 참배 소식은 4면에 보도됐다.
김 총비서는 두 해 전인 지난 2023년 김 위원장의 생일쯤인 2월 15일엔 강동온실농장과 평양 화성지구 2단계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 소식은 그해 김 위원장 생일 당일인 2월 16일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으며, 그다음 날인 2월 17일엔 김 총비서가 빠진 채로 당과 정부 간부들만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소식이 나왔다.
지난해 경우, 김 총비서는 김 위원장 생일 당일엔 별다른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그 전날인 2024년 2월 15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하고 지상대 해상미사일 검수 사격을 지도했다는 북한 매체들을 통해 전해졌다. 국방 부문에서의 김 총비서의 치적을 선전하고 과시한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김일성 생일쯤인 4월 16일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3n.news1.kr/system/photos/2024/4/17/6601248/high.jpg)
김 총비서는 김 주석의 생일(4월15일)에도 자신의 치적인 경제 중에서도 건설 부문 성과를 두드러지게 하는 공개 행보를 이어간다. 이때는 주로 착공식이 아닌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끊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4년 4월 15일 김 주석의 생일 당일에 별다른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으나, 그다음 날인 16일 화성지구 2단계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 그보다 한 해 앞선 2024년 4월 16일에는 화성지구 1단계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
두 번의 준공식 모두 화려하게 야간 개최로 진행하며, 대대적으로 평양의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주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행사로 치러졌다.
최근 2~3년 사이 김 총비서가 '국가 명절'인 선대의 생일에 건설 사업이나 자신의 성과를 내보이는 행사를 개최한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획된 일정대로 건설 사업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선대보단 자신이 돋보이기 위한 일종의 독자 우상화의 일환일 수도 있다.
기존 선대 생일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거나 이를 기념하는 기념공연을 관람해 온 패턴은 천천히 지워나가면서 자기 독자 성과를 과시하는 행사로 채워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층 주민에게 와닿지 않는 선대를 활용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독려하고 결속을 꾀하기보단 보단 주민들의 생활과 삶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건설 성과를 통해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올해엔 김 총비서가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4년 만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올해 내내 언급을 자제하던 '광명성절' 단어를 생일 당일 사용한 것을 두고는 내부의 독자 우상화에 대한 비판은 물론 민심까지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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