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우상화 속도 조절?…김정은, 4년 만에 '광명성절'에 선대 참배
"할아버지·아버지 관련 기념일, 필요 따라 정무적으로 활용"
- 유민주 기자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3n.news1.kr/system/photos/2025/2/17/7134944/high.jpg)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광명성절)을 기념하며 시신이 안장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기념일이 정주년(5, 10년 단위)이 아닌 83주년임에도 불구하고 대대적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일각에선 김 총비서의 독자 우상화에 제동이 걸린 상황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 총비서가 전날인 16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이다.
김 총비서가 광명성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김 총비서는 집권 이후 매년 광명성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으나 지난 2022년부터 3년간은 이곳을 찾지 않았다.
북한은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광명성절' 대신 '2·16', '2월 명절'로 표기하곤 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선대들의 우상화에 힘을 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광명성절'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김일성 주석 생일 관련 보도에서도 기존의 '태양절'이라는 명칭 대신 '4·15' 또는 '4월 명절' 등으로 대체 용어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선대들의 우상화 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가속화 하는 것과 연결된 조치로 분석되기도 했다.
김 총비서를 우상화하는 작업은 작년에 여러 정책들로 표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서 간부들이 김 총비서의 사진이 들어간 배지(초상휘장)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거나, 신문에 주체연호 표기를 삭제하는 등 '김일성·김정일주의'의 흔적을 최소화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이 아닌 '별개의 두 국가'로 규정하며 과거 통일 정책을 상징하던 국가상징물을 철거한 것도 김 총비서의 독자 우상화 조치로 해석됐다. 선대 지도자들이 대를 이어 유지했던 정책을 폐지했다는 차원에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진날 밤 수도의 청년학생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창가마다, 거리마다 그리움의 노래를 부르며 김일성광장에서 경축야회를 펼쳤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3n.news1.kr/system/photos/2025/2/17/7134999/high.jpg)
다만 최근 북한의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우상화 정책 추진에 '속도 조절'이 필요했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뤄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등이 북한에게 있어 기존 정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요인이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가 특별한 유대가 없던 할아버지(김일성 주석)와 달리 유대감이 깊은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를 더 각별하게 대우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상화의 세습적 특성은 당대 통치자를 중심으로 제반 환경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있다"며 "김정은의 수령 지위, 절대 위상에 중점을 두고 체제 내 주요 선전계기(기념일 등)를 활용하는 것이 북한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조부와 부친의 기념일도 필요에 따라 동일하게 취급하거나 또는 차별을 두는 등 능동적인 방식을 구사할 수 있다"며 "핵심은 주민들의 시선에서 선대의 이미지는 최소화하거나 필요한 선까지 유지하고, 김정은의 이미지를 늘려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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