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에 등장한 주애의 함의…北, '미래 먹거리'로 관광 본격화
미래세대 상징 앞세워 '번영' 메시지…'홍보 효과' 의도도 엿보여
대북제재 영향 적은 '관광업' 활성화 주력 예상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딸인 주애가 10년 만에 준공한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둘러봤다. '미래세대'를 상징하는 주애가 관광지구에 등장한 것은 북한이 추후 관광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 중 주력사업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김 총비서가 고위 간부들을 대거 대동해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찰에는 경제 및 군을 포괄한 당과 내각의 간부들이 대규모로 김 총비서 부녀를 수행했다. 관광업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총비서와 주애는 다정하게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명사십리 백사장 등 해안가를 돌아보고 '갈매기 호텔'의 객실과 식당,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꼼꼼하게 살폈다.
주애가 공개 석상에 등장한 것은 두 달 만으로, 지난 10월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 때가 마지막 공개활동이었다.
주애는 2022년 11월 '화성-17형' ICBM 발사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초기에는 각종 국방 관련 행보에 집중된 공개활동을 펼쳤다. 이를 두고 주애가 '미래세대의 안보'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주애는 공개활동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왔는데, 이번 대대적 경제 시찰에 동행한 것은 북한이 각종 정책을 중장기적 관점에 맞춰 추진 중인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10년간 매년 20개 군에 공업공장을 건설한다는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비슷한 맥락에서, '국가의 미래'를 챙기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주애가 김 총비서의 갈마해안관광지구 시찰에 동행했다는 것은 미래세대의 '먹거리'로 관광업을 내세우겠다는 해석도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김 총비서는 집권 이후 관광사업 발전에 많은 역량을 투입했는데, 북한에 실비만 제공하는 방식의 관광은 대북제재 저촉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실제 북한의 외화벌이에 큰 도움이 됐다.
갈마해안은 10년간 개발과 중단을 반복해 왔다. 북한이 해묵은 사업이었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완공하고 내년 6월부터 운영을 개시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는 외화벌이 및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도 이 자리에서 "앞으로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리며 삼지연지구의 산악관광을 비롯해 다른 지역들의 관광자원도 적극 개발하여 지방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의 물질적 토대를 튼튼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아울러 등장만 하면 주목을 받는 주애가 이번 시찰에 동행한 것이 '국제적인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관광 및 경제 발전 관련 주애의 공개활동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갈마지구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희망하는 대로 국제적인 관광지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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