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北 '연말 전원회의'…1월 1일 '신년사' 부활?

'애민지도자상' 부각하기 위해 주민 상대 결속 행사 진행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1월 1일 '2024년 신년경축대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수년간 신년사를 대체하는 차원으로 발표했던 '연말 전원회의' 결과 발표를 서둘렀다. 다가오는 새해 첫날 새로운 방식의 신년사를 공개할 가능성도 30일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3~27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제11차 전원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회의 개최 사실과 결과는 지난 29일 노동당 기관지·조선중앙통신·조선중앙TV 등 관영매체를 통해 일제히 공개됐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연말 전원회의를 통해 북한은 한 해 사업을 총화하고 새해 국정 기조를 확정해 발표하곤 했다. 이는 최고지도자의 새해 첫날 메시지인 '신년사'를 대체하는 것으로서, 당 중심의 '시스템 통치'를 추구해 온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의중이 담긴 것이었다.

첫 연말 전원회의가 시작된 2019년엔 12월 28일부터 나흘간 회의를 진행한 뒤 이듬해 1월 1일 결과를 공개됐다. 2021년 1월 8차 당 대회를 앞둔 2020년 말엔 연말 전원회의를 생략하면서 연하장과 유사한 짧은 인사가 담긴 김 총비서의 '친필 서한'이 공개되기도 했다.

2021년 말엔 12월 27일부터 닷새간 회의를 진행한 뒤 역시 새해 첫날 결과를 공개했다. 2022년엔 12월 26일부터 무려 엿새간 회의를 진행하고 역시 새해 첫날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 기조를 밝혔다.

그러다 지난해 약간의 일정 변화가 있었다. 북한은 작년 12월 26일 연말 전원회의를 개최해 30일에 종료한 뒤 31일에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올해에는 완전히 일정을 앞당긴 것인데, 이는 현 정세에서 북한이 대외 주목도를 높이는 것보다 내실을 꾀하는 '정중동' 행보를 택한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올해 1월 1일에는 김 총비서가 딸 주애,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진행된 신년 경축 대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 총비서는 같은 날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진행된 학생 소년들의 설맞이 공연에도 참석했다. 내년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결속 행보'가 예상된다.

연말 전원회의 방식이 굳어지기 전까진 김 총비서는 매년 1월 1일 육성 신년사를 발표해 오곤 했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도 김 총비서의 신년사에서 처음 공개되는 등,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한 해 북한의 계획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사였다.

일각에선 연말 전원회의 일정이 당겨진 만큼 김 총비서가 다시 '신년사'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관측한다. 다만 신년사가 발표되더라도 대대적인 '국정 기조'를 발표하는 방식의 신년사가 아닌, 내부를 독려하고 결속하는 차원의 신년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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