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글로벌 사우스' 외교 적극 공략…러 지원으로 탄력
1년 여간 개발도상국과 교류 12회, 다자외교 회의 17회 참석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지난해 8월 국경 봉쇄를 해제한 이후 저위도에 위치한 개발도상국(글로벌 사우스)을 상대하는 외교의 비중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글로벌 사우스 외교 현황 및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글로벌 사우스와의 양자외교·교류는 총 12회로, 중국과의 교류 횟수(6회)를 넘는다고 집계했다.
특히 베트남과의 교류 빈도가 가장 높았는데, 4차례의 당 또는 정부 차원 대표단 방문 교류가 있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에는 베트남 외무성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차관급 회담을 했으며 양자 교류·협력 확대 및 친선관계 강화·발전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김성남 당 국제부장을 비롯한 대표단은 동남아 방면 3국(중국, 베트남, 라오스) 순방을 했으며 하반기는 박상길 외무성 부상 등의 정부 대표단이 동남아 4국 순방을 진행했다. 이 중 북한 외무성 부상의 인도네시아 방문은 9년 만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최선의 외무상이 러시아와 협력 강화에 주력하는 동안 차관급(부상급)에서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북한은 대면 외교를 재개한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다수 참석하는 국제회의, 포럼 등 다자 외교 활동에 17회 참석했다.
북한이 올해 참석한 국제회의는 제19차 비동맹운동정상회의 및 제3차 개발도상국정상회의, 멕시코에서 개최된 세계정당 토론회, 국제농업 및 식료근로자동맹 제5차 대회, 유엔환경계획총회 및 세계보건기구 총회, 브릭스(BRICS) 회의, 유라시아여성포럼 등이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북한의 다자 외교 현황에서 관측되는 특징은 '러시아의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다자 외교·교류 17회 중 6회가 러시아에서 이루어졌는데, 러시아의 주선 및 유·무형의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된다는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7조에서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 기구들에 가입하는 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가 이행되고 러시아가 지원함에 따라, 북한의 글로벌 사우스 다자외교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러한 북한의 외교 활동은 외교적 고립 탈피, 반미연대 도모 및 다극적 국제질서 지향, 경제적 협력과 발전 추구에 따른 것이며 앞으로도 지속 추진될 것으로 김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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