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심'이냐 北 떠보기냐…김정은 '정중동' 유지 예상
로이터 "트럼프, 김정은과 직접 소통 논의" 보도
북한, 당장은 러시아에 집중…트럼프 공식 취임 후 움직일 듯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북미 정상외교 재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미 대화에는 열려있다는 트럼프 당선인 측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27일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직접 소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팀 내 몇몇은 집권 1기 때 쌓은 김 총비서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얼어붙은 관계를 깨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직접적인 접근을 기대하고 보도했다. 다만 정책 논의는 유동적이며, 대통령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의 보도만으로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 김 총비서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트럼프 당선인의 '진의'도 알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보도로 미국의 새 행정부 내에 북미 대화에 열린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 표출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김정은과 잘 지낼 것",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길 바랄 것이며 그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면서 집권 이후 북미 정상외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집권 1기 때 이른바 '탑 다운' 방식으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며 자신과 김 총비서가 전면에서 대화를 이끌었던 것을 재차 상기한 것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북미 대화의 실무를 담당한 알렉스 웡 전 대북특별부대표를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실 수석부보좌관으로 발탁하며 북미 대화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로이터통신의 보도가 트럼프 측에서 북한의 '의중'을 떠보려거나, 북한을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움직여보려는 계산에 따라 나온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르는 이유다.
북한은 최근 미국을 향해 '대화는 없다'는 메시지를 냈는데, 트럼프 측에서 이같은 북한을 흔들어보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1일 무장장비(무기)전시회 '국방 발전-2024'에서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그 결과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 정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메시지가 최고지도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은 한동안 '대화'와 관련한 메시지에는 특별한 반응 없이 정중동 행보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당장 러시아에 더 밀착해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측면도 있다. 또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트럼프 1기 때보다 핵능력을 더 고도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북한은 트럼프 1기 때의 비핵화 협상의 '반복'은 원하지 않으며, 완전히 새로운 대화 판을 짠 뒤 더 높은 반대급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미국이 인지하기를 바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든든한 '뒷배'인 러시아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추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적인 대북정책 등을 살피며 외교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2기 북미 대화가 트럼프 2기 출범 직후보다는 임기 중반쯤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우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집중하면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반전'이 필요할 때 북한에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미 정상외교의 현실화는 시간문제일 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제 사안의 우선순위와 외교 진영 꾸리기, 북미 외교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2025년 하반기에서 2026년 상반기에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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