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견제 일환으로 북한 활용할 듯…북중 균열 유도"

트럼프, 직접 북미 대화 나서 역내 中 영향력 약화할 가능성
북미대화 시점은 트럼프 집권 중반 이후로 예상

26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된 '美 대선 이후 북핵문제 대응방안 세미나' 현장 모습 (통일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앞으로 북미 간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중국 견제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백선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된 '美 대선 이후 북핵문제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백 박사는 그간 미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해 온 것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본인이 직접 북미 대화에 나섬으로써 '북중 관계의 균열'을 야기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가 성사된다면 양국이 '전제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은 적다고 예측했다.

그는 "트럼프는 전제조건 등을 통해 협상 내용을 사전 조율하는 방식보다 지도자 간 만남을 통해 이슈 전체에 대한 일괄타결 방식을 선호한다"면서 "김정은 역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전제조건을 걸지 않고 미북 협상 재개 자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향후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 자체는 있지만, 그 시점은 당장이 아닌 트럼프 2기 임기 중반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황승희 통일부 통일기획관은 내년이 북한의 노동당 창건 80주년인 동시에 지난 2021년 1월 개최한 8차 당 대회에서 세운 국정계획을 결산하는 해라는 점에 주목하며 "북한이 이를 계기로 체제결속 작업을 거친 뒤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선우 박사도 "미북 대화는 트럼프 임기 중반 이후에 '정세 전환 목적'의 일환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코리아 패싱'을 우려해 북미협상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실장은 북미 간 협상에 대해 우리가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도전적 상황을 잘 관리하면 우리에게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우선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북핵 동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력 제거, 전술핵전력 제거 등의 목표들은 사실 한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한미 양국의 지향점은 큰 틀에서 같다는 설명이다.

다만, 협상의 궁극적인 목적이 '핵동결·군축'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가 돼야 한다며, 북미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도 당사국으로 참여하거나 별도의 남북협상이 실행할 수 있게 계속해서 발언권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