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 소문 확산에 '공식화' 방식 고심…순환 배치도 염두

"전쟁 장기화시 추가 파병 보다는 로테이션 가능성 높아"
북중 교역 회복 주춤…북러 밀착·소원해진 북중관계 반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1만 명이 추후 '순환 배치'(로테이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정부 당국자의 판단이 제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추가 파병 동향과 관련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전쟁 전개 가능성을 봐야 한다"면서 "전쟁이 장기화하면 추가 파병보다는 로테이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테이션 방식은 현재 파병된 1만 명의 병력 일부를 본국으로 복귀시키고 새로운 병력을 추가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병력 교체가 언제 이뤄질지는 전쟁의 장기화 여부 및 사상자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망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사상자 및 이탈자 발생, 북한 내 파병 소식 확산, 주민 불만 가중 등으로 체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이 당국자는 "현재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 내에 소문이 유포되고 가족이 오열했다는 말이 회자되는 등의 동향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향후 내부적으로 소문이 확산할 소지도 상존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황이 지속돼 북한 당국이 사실상 파병을 숨기기 어려워지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내부의 동요를 통제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드는 방식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내부 동요뿐만 아니라 남한 등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경계하고 있고 이를 과장해 위기감을 조성하려 한다"면서 "과거 베트남 파병 기간인 1960년대에도 북한의 대남 도발이 빈번했다"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10년 만에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 대회'를 연 것도 러시아 파병으로 향후 우려되는 군(軍) 내 동요 확산을 사전에 차단·통제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북한은 이 대회를 1953년 10월, 2006년 10월, 2014년 11월에 각각 개최했는데 이는 6·25전쟁, 1차 핵실험, 장성택 숙청 등 내부 동요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군심을 다잡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러시아 파병으로 북러관계가 돈독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북중관계는 북중 교역액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북중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우호의 해'를 선포했지만 지난 1~9월 간 북중 교역액은 14억 9000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6억 2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5년 전 북중 수교 70주년 때 같은 기간 19억 5000만 달러의 수교액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76.4%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이 당국자는 "최근 북러 밀착 상황에서 중국이 통관 절차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북중 교역액이 줄어든 것이 전반적인 북중관계와 연결이 된 것인지 주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