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군인 '사상자' 발생 첩보…北은 교섭 나설까 '모른 척'할까

北, 파병 사실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추후 '전쟁 영웅' 선전 가능성…사상자 많다면 당국에 부담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김일성 사적관 일대 모습. 2023.9.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첩보'가 나옴에 따라 공식적으로 파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북한이 이들을 어떻게 다루게 될지도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25일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하게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사상자가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 등에 대한 추가 설명은 없었지만,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사상자 관련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아 정확히 파악하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일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미사일 '스톰 섀도'로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 군 지휘본부로 추정되는 곳을 공격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전쟁 관련 첩보를 제공하는 텔레그램 채널 '도시에 스흐피오나'는 당시 공격으로 18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에는 북한군 3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습으로 북한군 고위 장성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은 당시 공습으로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이 흘러나오면서 우리 정보 당국도 촉각을 기울이며 북한군 사상자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상자가 어느 정도 수준의 규모로 발생했는지, 발생한 사상자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지역인지,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나왔는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당국은 아직 인민군의 참전 사실은 물론 파병 사실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과거 베트남 전쟁, 이란-이라크 전쟁에 파병했을 때도 파병 사실을 부인하거나 침묵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도 비슷하게 비슷한 대응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러시아에 파병된 인민군이 '적진'에서 다쳐 포로가 됐을 경우 북한이 직접 교섭에 나설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부 탈북민 등에 따르면 '포로'가 됐을 경우 자폭(자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고도 한다.

이러한 사례를 보아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적진에서 발생한 사상자를 구출하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 교환 교섭에 북한군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북한은 이들을 내부에서 체제선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상이군인으로 귀국할 경우, 이들을 극진히 우대하면서 군심이나 민심을 다잡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6·25 한국전쟁 참전 및 여러 가지 이유로 군 복무 중 다친 상이군인을 우대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앞세워 다른 주민들로 하여금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국심을 독려하는 데 활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전 참전 북한군의 사상자 수가 많아질 경우엔 당국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병 당시 불거졌다는 '민심 이반' 현상이 다시 확산될 우려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파병 북한군 사상자 발생 여부에 대해 "정보 당국에서 밝힌 내용 외 통일부 차원에서 별도로 확인해 드릴 내용은 없다"라고 밝혔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