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지 건설자·이재민에게 '선물'…민심 잡기 총력 [노동신문 사진]
평양 체류 수재민들에게 겨울옷…건설 동원 청년·군에게도 '선물'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올해 7월 말 서북부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한 지 석 달이 넘은 지금까지 수해로 흩어진 민심을 다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일 올여름 수해로 거주지를 잃어 평양으로 이주한 수재민들에게 당과 국가가 선물을 보낸 사실을 보도했다.
신문은 "수재민들이 평양 체류의 나날을 즐겁게 보내도록 조처를 해주는 당은 지난 10월에 이어 이번엔 계절변화에 맞게 겨울철 피복류와 가방을 보내줬다"라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주민들은 두툼한 패딩 점퍼나 내의 등 방한용품을 선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평양에 체류 중인 수재민들과 학생들은 가을옷과 교복을 김정은 총비서로부터 선물 받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최근 홍수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이들은 물론 피해지 복구를 위해 동원된 건설자들에게도 선물을 보냈다.
신문은 지난 6일 자에 김 총비서가 지난 4~5일 평안북도 피해복구에 동원된 백두산영웅천년돌격대원과 인민군 군인 등 건설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계절에 따르는 필수용품들'을 보내줬다고만 언급했을 뿐 물품이 무엇인지는 나열하지 않았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안전모나 내의 등으로 보이는 물품들이 포착됐다.
북한은 김 총비서와 당이 주민들에게 '선물'을 줄 때마다 '어버이의 열화 같은 사랑', '끊임없이 베풀어지는 당의 은정'이라면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곤 한다. 사실 추운 겨울철을 앞두고 최소한의 필요한 방한용품을 지급한 당의 당연한 처사로도 볼 수 있다.
특히 김 총비서는 건설자들에게 선물을 보내기 직전 평북 피해복구 건설 현장을 찾고 건설사업을 "12월 당 전원회의"까지 완공하라고 주문했다. 마감 기한을 두 달도 남짓으로 정해둔 것인데, 이에 건설 현장에서 터져 나올 수 있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선물'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8월 초부터 진행된 수해복구 건설사업이 현재까지도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김 총비서는 10월 하순 자강도 피해복구 건설 현장을 찾았는데, 당시 '다층·소층 살림집 설계와 시공 측면에서 발생한 일련의 편향'을 지적하면서 피해복구 현장 지휘부 책임자와 정치 책임자를 모두 교체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당초 11월 초까지 마무리하려고 했던 자강도 복구 사업을 12월 초까지 미루기도 했다.
북한은 수해 이재민들을 다독이며 민심 이반을 막고, 수해 복구 작업으로 대규모 건설이 진행됨에 따라 이에 동원된 건설자들의 불만을 피하고자 이들을 위한 선물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도 수해 현장을 이례적으로 자주 찾고 있는데 수해 직후 방문해 주민 5000여 명의 구조·대피 사업을 지휘한 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평북 지역만 네 차례, 자강도는 한 차례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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