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착에 여념 없는 北, 김정일-야조프 인연까지 선전
선대 지도자 인연까지 끌어와 '친선' 부각…러시아에 우호적 선전 이어가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선대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소련군의 마지막 원수인 드미트리 야조프 전 소련 국방장관의 인연까지 부각하며 러시아와의 '친밀감'을 과시했다.
북한 외무성은 9일 '숭고한 동지적 의리, 끊임없는 사랑과 배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정일 동지는 생전에 러시아의 벗들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끝없는 사랑과 배려를 돌렸다"면서 "그들 가운데 전 소련 국방상 야조프도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야조프 전 장관은 구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1987년 소련 국방장관에 기용됐다. 이후 1991년 8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 정책(페레스트로이카)에 반대하는 보수파 쿠데타에 참여했으나, 쿠데타가 사흘 만에 실패하면서 국가반역죄로 체포됐다. 그해 12월 소련은 붕괴했다.
북한은 소련 붕괴로 이어진 개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기에, 야조프 전 장관을 각별히 챙길 수밖에 없었다.
외무성은 "그는 1985년부터 2006년까지 우리나라를 10여 차례 방문해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를 여러 차례 만났다"면서 "특히 탁월한 군사 전략가이신 김정일 동지와 깊은 연고 관계를 맺었다"라고 말했다.
선대부터 이어진 북한과 야조프 전 장관과의 인연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후에도 이어졌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2년 야조프 전 장관의 88번째 생일을 맞아 축하 친서와 선물, 꽃바구니 등을 전달했는데, 대사관을 통한 것이 아닌 특사를 보내 야조프 전 장관의 집에서 직접 친서와 선물 등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 총비서는 친서에서 "야조프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와 혈연적이며 동지적인 관계를 맺어온 가장 가까운 동지 중의 한 사람""이라면서 "강대한 러시아의 오늘을 위해 정의의 피를 흘린 유명·무명의 영웅들 중의 한사람"이"이라고 평가했다고 외무성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4년 그의 90번째 생일 때도 축하 친서·선물·꽃바구니를 보냈다고 한다.
외무성은 "끊임없이 더해가는 사랑과 배려들은 당시 병석에 있던 야조프에게 그 어떤 보약보다 더 큰 정신적 힘이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김정은 동지에 대한 매혹과 흠모의 정이 러시아 인민들 속에서 더욱 뜨겁게 끓어오르게 됐다"라고 선전했다.
북러는 올해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은 뒤 군사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의 교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인민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더욱 밀착하고,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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