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무인기' 보낸다던 北…일주일 간 조용한 이유는?
미국 대선 결과 '주시'·러시아 파병·연말 총화 준비에 바쁜 북한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지난 한 달 동안 '한국군 무인기의 평양 침투 사건'을 빌미 삼아 우리를 향해 적대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자신들도 무인기를 서울에 보낼 것임을 시사했으나 약 일주일간 잠잠한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관영매체를 통해 국방성 대변인 발표 형식으로 '대한민국발 무인기에 의한 엄중한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의 최종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북한은 무인기의 이륙 지점이 백령도라며 무인기를 보낸 것이 우리 군이라는 '확정 발표'를 했다.
국방성의 발표 직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서울 상공에 무인기를 보내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전단(삐라)을 살포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인 4일 기준으로 북한이 보낸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 진입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무인기 사건을 제기하고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등 적대적 행위의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이 무인기 사건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적대적 행위를 잠정 중단한 모양새다.
그사이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하면서 적대 행위의 '타깃'을 미국으로 돌렸다.
ICBM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여 만에 이뤄진 ICBM 발사를 두고 미국을 향해 '대선 후 상대해야 할 카드'가 무엇인지를 각인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기에 올해 상당 기간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본격 진행 중인 점, 내부적으로 연말 총화를 앞두고 각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 내기가 한창 진행 중인 점 등도 '태세 전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인기 사건이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진행된 대남사업이기 때문에, 이 기조가 이어지는 한 언제든지 비슷한 방식으로 대남 도발 및 심리전이 전개될 가능성은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엔 '대적연구원'이라는 새로운 명칭의 대남기구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적연구원은 북한이 대적지도국으로 이름을 바꾼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조국통일연구원의 새 이름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대남기구의 개편 및 새 대남전략을 계속 수립 중인 동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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