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8000명 쿠르스크서 훈련, 곧 전투 투입"…한미 "강력히 규탄"(종합)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권진영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방 수장이 31일(현지시간) 2+2 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과 함께 즉각적인 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또 러시아에 배치된 북한군 약 8000명이 러시아군으로부터 훈련을 받고 곧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2+2 장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군 약 8000명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면서 "러시아는 북한군에 포병, 무인기, 기본 보병 훈련을 시켰고, 참호 공략 훈련도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이는 북한군이 전선 작전에 투입되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아직 전투에 참전했는지는 파악이 정확히 안되지만 며칠 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장관들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 과정에서 점증하는 군사적 위협과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 발언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에 침묵하는 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느냐고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과는 대화를 하고 있고, 엄중하게 (이 사안을) 인식하고 있다"라면서 "중국이 실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중국은 아직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중국이 언젠가는 중재와 같은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그 시점은 사태 악화로 중국의 이해가 침해된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북한군의 군사물자 지원 수준을 묻는 말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포탄은 천만 발에 가까운 수백만 발로 파악하고 있고, 미사일은 1000여 발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한다"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역시 "여러 국가에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군의 놀라운 전개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중국이 진지하게 확전 완화를 원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을 확대하려는 것인지 어려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앞으로 수일 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발표할 것이며, 미국은 지원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오스틴 장관은 덧붙였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북한이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ICBM과 관련해 러시아가 개입한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입한 징후는 없다"라고 답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오늘 회의에서는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한미 동맹강화를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논의했다"라면서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롯한 러·북 군사협력을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파병은 한반도는 물론 유럽과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정보 공유와 공조를 바탕으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는 2021년 한국에서 5차 회의가 열린 뒤 3년 만이다. 양국은 외교·국방 2+2 장관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