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그런 일 있다면 국제법 규범에 부합"…러시아 파병에 첫 입장

푸틴의 '시인' 이후 북한도 첫 입장…모호한 화법 구사에 눈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시찰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25일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며 러시아 파병에 관한 첫 입장을 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규 외무성 러시아 담담 부상의 입장문을 싣고 "최근 국제보도계가 여론화하고 있는 우리 군대의 대(對)러시아 파병설에 유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상은 "우리 외무성은 국방성이 하는 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라며 이번 사안이 국방성의 주도로 진행 중임을 부각했다. 이는 최고지도자의 직접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해석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외무성은 또한 이에 대하여 따로 확인해 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부상은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이번 파병이 정당하다는 논지를 폈다.

이날 북한의 입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파병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는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뒤 나왔다. 북러의 모종의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러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해 '그런 일이 있다면 그런 것이다'라는 방식의 '유체이탈식' 화법을 구사한 것이 눈에 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선 "사진이 있다면 그것은 무언가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나토가 제기한 북한군 파병 증거를 시인하는 언급을 냈다.

그는 국영방송 로시야1과의 인터뷰에선 "우리는 북한 친구들과 연락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우리는 분명히 결정할 것이며 북한의 친구들도 상응한 입장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무엇을 적용할지 말지, 어디서 어떻게 적용할지, 그것이 필요한지, 예를 들어 일부 훈련을 시행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제한해 참여할지는 전적으로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북한군의 파병이 실제 전투 투입을 위한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이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투의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도 첫 공식 입장에서 외무성을 내세워 '국방성이 한 일은 모른다'는 투의 언급을 내놓거나, '그런 일이 있다면'이라는 타자화된 언급으로 상황을 다소 피해 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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